[뉴스핌=허정인 기자] 오는 18일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전망이다. 수출경기가 호조세를 잇고 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에 못미치고, 대외적 불확실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올까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도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전망치(2.9%)보다 상향 조정된 3.0%로 나올 거란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한국은행 금통위는 직전 회의인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이에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전망한다.
대체로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하면서도 금통위원 간 경기를 보는 시각이 달라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10월 회의 때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이일형 금통위원이 인상 소수의견을 냈다. 2주 뒤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이 위원은 우리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면서 동시에 금융불균형을 우려했다.
그는 “지속된 완화기조를 축소시켜 부작용(자원배분의 비효율)을 해소하고 향후 예정된 확장적 재정정책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정책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10월 통방 당시 물가에 대해선 “중기적 시계에서 근원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근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1월 의사록에서 동 위원으로 추정되는 위원은 또 한번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지적했다. 의사록에서 세 번째로 의견을 개진한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비금융부문의 금융부채는 GDP 대비 230%를 상회해 그 수준과 상승속도가 동시에 우려된다”며 “완화적 기조는 결국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나타내고 이는 곧 금융불균형 확대를 의미한다”고 발언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1월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 대비 0.33%를 기록했다. 1월 첫째 주 상승률로 비교할 때 2002년 0.59%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7% 올랐다. 8·2 부동산 대책 직전(2017년 7월 28일 기준, 0.57%) 상승률을 회복했다.
금융안정 역시 저해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10일 발표한 ‘2017년 가계대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과 보험, 상호금융,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9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1년사이 58조8000억원 증가했고 그 중 주택담보대출이 한해 동안 37조1000억원 증가,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이 21조6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11일 긴급 회의를 열고 법 개정이 필요한 종합부동산세 도입 대신 가액구간 조정, 공시가격 인상 등을 통해 보유세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제부총리와 만나서 논의했던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 등이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융불균형 안정 차원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출회할 것으로 본다”며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2월인상 가능성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시장은 빠르게 방향을 약세로 틀 것으로 보인다. 11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신중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한 상황에서 이번 인상 소수의견은 2월 인상의 시그널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 11월 의사록에서 GDP갭이 0에 가깝다고 말한 위원은 총 3명이다(의사록 첫 번째, 네 번째, 여섯 번째). 이미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밝힌 위원까지 합하면 총 4명으로 기준금리 결정권을 쥘 수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및 물가흐름을 감안할 경우 다음 금통위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낮은 상황에서 이 같은 소수의견 출회는 추가인상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만장일치 동결이 나올 경우 시장의 기대보다 금통위가 매파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표되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국내 경기 또한 수출위주의 성장세 지속, 내수 개선 등으로 성장률을 3.0%로 소폭 상향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른 원화강세 추이를 고려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7~1.8%로 하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