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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동 기자]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 모집 업무를 보험사로부터 위탁 받은 개인사업자다. 따라서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지시할 권한이 없다. 본사가 지시를 한다면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 된다. 처브라이프생명이 최근 설계사들에게 계약자의 연체 사유를 확인해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려 문제가 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라이프는 소속 설계사에게 관리 고객의 연체 사유 등을 작성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처브라이프> |
처브라이프 본사 계약관리부서는 보험료를 지연 납입하거나 미납으로 실효(강제 해지) 가능성 있는 계약 리스트를 작성했다. 이를 각 지점 총무에게 발송한 후 지연납, 미납 이유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지점 총무는 설계사들에게 통보, 사유서를 작성토록 시킨 것.
하지만 설계사가 처브라이프와 맺은 위탁계약서에 연체나 실효 사유를 파악해 본사에 알려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설계사 입장에선 지시소 불이행시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이 두려워 연체·실효 사유를 파악해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보험업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은 물론 보험설계사에 대한 불공정행위다. 보험업법 제83조에 '위촉계약서에서 정한 위촉업무 외의 업무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처브라이프 전속 설계사는 “보험료를 못 내는 이유를 파악하는데 좋아할 고객은 없다”며 “위탁계약서는 물론 보험사 내규에도 설계사가 연체 사유 등을 파악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 설계사는 “교육이나 자료제공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고객 민원 우려에도 본사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설계사들이 계약 유지·관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본사 차원에서 연체나 실효 사유를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또한 연체나 실효 사유를 보고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준법감시부 관계자는 “설계사에게 보험 계약관리 이외의 지시를 한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관행으로 보험업법 위반 소지도 있다”이라며 “본사의 지시에 한 일이 아니라면 내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