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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내 맘 같지 않은' 국정 운영…강공 vs 협치 기로

기사등록 : 2018-01-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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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년차 문재인 청와대, 정책 대응 완급 조절
개헌·권력기관 개혁 '강공'…부동산·노동개혁 '신중'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정책 추진에 있어 강약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개헌과 권력기관 개혁 등은 강하게 밀어붙이는 반면 부동산 정책이나 노동개혁 등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저녁 중소벤처기업인, 소상공인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인, 소상공인들과의 만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 등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향후 정책 추진에 참고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수렴 없이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2018년 제3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현장과 적극 소통하고 정책 체감도 높일 것" 거듭 강조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8년 제3회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외형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임금 격차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직무중심, 임금체계 개편이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확산 등 후속대책을 속도감 있고 세밀하게 추진해서 최저임금 인상을 안착시키는 데 각 부처가 총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저임금이 16.4% 인상됨에 따라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가운데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문 대통령은 "각 부처는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현장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노력을 병행해 주길 바란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자세히 설명하고, 정부가 마련한 제도를 적극 활용하도록 안내하고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집권 초기 공약 이행을 강조하며,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목표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밀어붙이던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중소영세기업 및 상인들은 물론 대기업까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하면서, 상여금 등의 최저임금 산입 여부와 근로시간 단축 문제 등을 비롯해 경비원 해고, 물가 상승 등 최저임금 인상과 연계된 문제들이 잇따라 불거졌다. 문 대통령의 국정 보폭이 좁아진 게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다.

◆ '신중 모드' 부동산 정책 "조심 또 조심~"

부동산 정책에서도 그렇다.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대책들이 시장에서 전혀 통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고민은 날로 깊어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여전한 데 따른 반응이다. 정부 출범 당시부터 부동산 투기를 잡아 기필코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고 자신했던 문재인 정부로선 뼈아픈 현실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값이 상승하면 긴급 대책을 내놓는 패턴을 이어왔는데, 그런 것들이 성공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고 그때 그때 일기를 쓰듯이 대책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가상화폐 규제 논란, 정책 예상 효과 진단 못해

조금은 다른 듯 보이지만, 최근 가상화폐 규제 논란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나 정책 예상 효과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림으로써 문제를 키웠다는 점에 있어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

성급하게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 방침을 밝힌 정부는 수백만 투자자들의 성난 여론에 화들짝 놀라 황급히 발을 뺐다.

결국 정부는 지난 15일 '가상통화에 대한 정부 입장'에서 기존의 강경 방침을 누그러뜨리고, 향후 범정부 차원의 협의와 의견 조율을 거쳐 거래소 폐쇄 여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와 달리 야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오히려 힘있게 밀어붙이는 것도 있다.

◆ 상반된 행보, 개헌 이어 권력기관 개혁안 '강 드라이브'

헌법 개정과 권력기관 개혁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 화두를 던지며 국회를 향해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개헌안의 국회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일 수 있는 행보다. 다만, 70%대를 넘나드는 지지율과 야당의 반대가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계산 등을 생각하면 문 대통령의 그 같은 강공을 이해 못 할 것도 아니다.

자유한국당을 향해 일격을 날린 4일 후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안을 내놓으며 다시 강공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 14일 청와대는 역대 정권이 쉽사리 건드리지 못했던 검찰·경찰·국가정보원에 대한 개혁 방안을 한꺼번에 발표했다. 반대 여론을 개의치 않고 정치적 논쟁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행정부는 행정부 몫을 하고 국회는 국회의 몫을 하면 된다"며 "행정부의 입장이 어떻다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 없다.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논의해 마무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이전보다는 완급 조절을 하는 듯한 느낌"이라면서 "그래도 아직 임기 초라 (정책 추진 의지가) 그리 쉽게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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