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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캐는 청춘] "지방선거 두고보자"…정부 규제에 청년층 부글부글

기사등록 : 2018-01-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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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상화폐 규제에 코인 폭락세
모니터·문짝 부수고 자살예고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핌=김세혁 기자] 끝 모를 가상화폐(암호화폐) 폭락세에 투자자 분노가 하늘을 찌를 지경이다. 연일 고공행진하던 코인들 가격이 최근 반토막 나면서 모니터와 문짝, 심지어 변기까지 부쉈다는 인증샷이 투자자 커뮤니티를 도배하고 있다. 일부는 “한강에 뛰어내리겠다”는 극단적 예고 글을 올려 우려를 산다. 들불 같은 분노가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에서 비롯된 만큼,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현 정부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린다.

◆홧김에 세간 부수고 자살 예고까지…극단적 분노 표출
가상화폐를 투기로 본 정부가 연일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자 코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 개 2500만원에 달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1일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직후 급락세를 탔다. 대장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무섭게 빠지자 다른 코인들도 속수무책이었다.

일명 ‘떡락장’에도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리플도 최근엔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말 정부 규제안을 비웃으며 4700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던 리플은 거래소 폐쇄 옵션이 살아있다는 김동연 부총리 발언이 나온 16일 눈에 띄게 급락했다. 17일 오전 한때 시세가 무려 1100원(빗썸 기준)까지 고꾸라졌다. 

정부 규제안이 나올 때마다 장세가 요동치자 투자자들의 피로와 분노는 극에 달했다. 대형 커뮤니티에는 홧김에 문을 부순 사진이 올라왔다. 한 투자자는 급락하는 그래프를 보다 모니터를 때려 부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변기를 박살낸 투자자도 있다. 이런 극단적인 글에는 수많은 응원 댓글이 달리고 있다. 손절의 아픔을 겪은 투자자들의 동병상련이다.

폭락장에 인간관계마저 틀어지면서 극단적 생각을 하는 투자자도 있다. 비트코인갤러리 등에는 “아내가 이혼을 요구한다” “당장 집에 갖다 줄 월급이 없다” “다음 학기 자동 휴학” 등 씁쓸한 글이 줄을 잇는다. “정부를 규탄하며 한강에 뛰어들겠다”는 극단적인 글도 보인다. 17일엔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119대원들이 출동한 한강 사진도 올라왔다. 

◆투자자 대부분 2030세대…“정부가 흙수저 탄압”
성난 투자자들은 대부분 2030 젊은 층이다. 가상화폐에 빠진 사람들 중에는 현 정부가 집권하도록 힘을 보탠 청년들도 많다는 이야기다. 취업난, 불경기에 무기력하게 살다 계층이동의 유일한 희망을 가상화폐에서 발견한 흙수저들이 적잖다. 나름 돈을 끌어 모아 투자한 입장에서는 정부 규제에 화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게 청년들 반응이다.

취업준비생 K(26) 씨는 “나 같은 흙수저들에겐 유일한 탈출구가 가상화폐 투자”라며 “손실을 국가에 책임져달라는 것도 아닌데 규제라니 어처구니없다. 돈 많은 윗분들, 서민 돈 버는 꼴은 못 보겠다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6월 지방선거 때 두고 보자는 20~30대도 있다. 현 정부의 탄압을 심판하겠다며 벼르는 이들 중에는 현 정부를 지지했다는 사람도 끼어 있다. 야당도 싫지만 가상화폐를 무차별 규제하는 여당도 마찬가지라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생 L(22)씨는 “정부의 최근 움직임은 규제를 넘은 탄압이자 박해”라며 “촛불민심에 힘입어 어렵게 정권을 잡은 현 정부로서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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