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이 다음주 열리는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WEF)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을 통해 그가 전세계 정재계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지만 포럼 측은 보호 무역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역시 포럼 개막이 아닌 폐막일로 결정, 이번 행사가 그에게 소화하기 쉽지 않은 일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WEF 측은 ‘무역 균형을 둘러싼 오해에 대한 전략적 보고’라는 제하의 내부 보고서를 내고 보호주의 무역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보고서는 직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내용이 국제 무역 질서를 해치는 그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겨냥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버트 로렌스 하버드 대학 교수와 옐링 탄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특정 국가의 무역 균형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척도로 통한다”며 “현재 미국은 무역협정 재협상과 보호주의 정책을 통해 무역 적자를 줄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무역 적자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캐나다 측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NAFTA에서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해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WEF의 이번 보고서에서 석학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공정한 무역으로 인해 무역 적자와 일자리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인식에 근거한 정책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오히려 해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럼 측은 미국의 수입과 국내 고용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포함, 각종 지표들을 제시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위한 수입 관세 부과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참모들을 대동하고 포럼에 참석, 불공정한 기존의 무역 관행에 대해 쓴 소리를 낼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를 포럼 개막 전부터 주요국과 미국의 충돌을 예고하는 셈이다. 또 포럼 일정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주년과 맞물려 대선 과정부터 강하게 내세웠던 정책 노선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반응에 또 한 차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포럼이 폐막되는 26일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