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통일부가 북한의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 중지 배경과 관련, "북측은 우리 언론보도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강하게 보여왔다"고 밝혔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우리 일부 언론 등에서 과도한 추측성 보도나 비판적 보도를 하는 것과 관련해 한 마디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정부로서는 모처럼 조성된 계기를 활용해 공동번영의 미래를 만들려는 노력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회담 종결회의에서도 북측 리선권 단장이 우리 언론의 북핵 문제 보도 등과 관련해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기자들도 직접 봤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리선권 단장은 "남측 언론이 지금 북남 고위급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갖고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통일부 측의 이 같은 시각은 북한이 사전점검단 파견을 돌연 중지한 것이 우리 측 언론보도 탓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앞서 북한은 이날 보내기로 했던 예술단 사전점검단에 대해 파견을 중지한다고 전날 오후 10시쯤 남측에 통보해왔다. 중지 이유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북한의 파견 중지가 사전점검단 단장으로 올 예정이었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에 대한 우리 측 언론보도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왔다.
남측 언론은 현송월 단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그녀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옛 연인이라거나 김정은의 아버지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첩이라는 설이 있다는 등의 보도를 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그런 것(우리 언론보도)이 북한의 연기 내지는 중지의 배경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로서는 차제에 이 같은 상황에서 그런 부분을 같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오랫동안 단절되고 악화돼온 만큼 우리사회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스포츠를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한다는 올림픽 기본정신으로 돌아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 대표단의 참가문제를 보고, 우리 언론에서도 평창 올림픽의 평화롭고 성공적인 개최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북측 예술단 파견 중지에 대해 섣불리 예단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판문점 연락관이 오늘 개시통화를 하며 북측 연락관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별 언급이 없었다"면서 "북한 방송 등 언론매체를 통해서도 언급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이날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 명의 전통문을 통해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 중지 이유를 알려줄 것을 북측에 요청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그 이유를 섣불리 예단하기보다 차분히 지켜보며 대응해 나가는 게 좋겠다"며 "북한이 '중지'한 것으로 보고 있고, '취소'한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