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국민의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개헌 의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 총재로 아베 총리가 아닌 다른 인물을 바란다는 응답도 43%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 |
◆ 아베식 개헌에 반대 46%…찬성 의견을 압도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21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베 총리가 올해 개헌 의욕을 보인 데 대해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3%로, '높게 평가한다'(40%)보다 많았다.
헌법 개정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가 54%로 절반 이상이었다. 반면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32%에 그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헌법 개정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가 49%로 절반 미만이었다. '그렇지 않다'는 38%였다. 반면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 중엔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가 22%에 그쳤으며,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에는 반대가 46%로, 찬성(34%)보다 많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 평화헌법 9조 1항(전쟁포기)와 2항(전력 불보유)를 유지한 채로 헌법에 '자위대는 일본을 방위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도의 실력조직'이라고 명기하는 개헌안을 제시했다.
이에 야당은 자위대를 명문화하는 것 자체에 반발하고 있다. 자민당 내에서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이 2항에 적힌 '전력(戦力)'과 자위대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아베 총리가 22일 국회 시정방침연설에서 강조했던 '일하는 방식 개혁'에 대해선 '기대한다'는 응답이 46% '기대하지 않는다'가 44%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 아베, 차기 총리로 최다 지목…'대항마' 부재
올 가을에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대한 질문에는 아베 총리가 가을 이후에도 당 총재를 '계속하기 바란다'는 응답이 40%로, '계속하길 바라지 않는다' 43%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일본 국민들은 아베 총리에 대한 대항마로 유력한 인물을 꼽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재 선거에 유력 후보로 여겨지는 4명 가운데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을 물어본 질문에는 아베 총리가 3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 중에는 없다'는 응답도 29%로 나와 아베 총리를 견제할 '대항마'가 없다는 인식이 엿보였다.
아베 총리를 제외한 다른 후보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20%)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8%)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6%)이었다.
일본 총리는 통상 집권당인 여당 총재가 맡는다. 만약 올 가을에 아베 총리가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 역대 일본 총리로서 최장 기간 재임을 기록하게 된다. 지금까지 최장 기록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의 2798일이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