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자산기준 재계 25위인 효성그룹(회장 조현준)이 연일 터지는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조현준 회장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비자금 의혹 수사가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분식회계 및 역외탈세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조석래 전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른바 '형제의 난'도 진행형이다. 최근엔 발전소용 변압기 입찰 비리 의혹까지 불거졌다.
재계에선 효성그룹에 대한 이같은 전방위 수사를 현 정부가 추진중인 '적폐 청산'작업과 연결짓는 시각도 나온다. 효성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란 이유 때문이다. 조석래 전 회장의 조카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 전 대통령의 사위다.
효성그룹은 이같은 각종 의혹에 '비리 기업'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막기위해 그룹 이미지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음해성 의혹에 대해서는 법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본사 <사진=뉴스핌DB> |
23일 효성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한전 발전자회사가 발주한 발전소용 변압기 입찰에서 담합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22일 해고된 전 직원을 통해 효성과 발주처간 '룸살롱 접대' 등 비리 의혹도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와 관련 효성측은 "지난 2015년 해고된 직원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상당부분 사실이 아닌 내용이 많다"며 "해당 직원에 대해 회사 명예훼손 등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조 회장이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효성은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의혹은 억측에 불과하다"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그룹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효성 관계자는 "현재 진행중인 검찰 수사는 둘째(조현문 전 부사장)가 고발한 건이지 현 정부의 적폐청산이나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 기업이란 이유와는 별개"라며 "형제간의 싸움이지, 적폐청산과는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향후 이같은 음해성 의혹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와는 별도로 효성은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고 대외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SBS 경영지원본부장 출신인 최영범씨를 그룹 홍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기존 홍보실 임원(3명)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의 임원이 향후 그룹 홍보를 담당할 예정이다. 전통의 라이벌 기업인 코오롱(2명)에 비하면 두 배나 홍보임원이 많다.
거기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홍보 본부장과 SK텔테콤 홍보실장, SK그룹 사장 등을 거친 재계 정통 '홍보맨'인 권오용 전 사장이 홍보총괄 상임고문으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효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효성이 '동네북'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 뭔가 (대외 이미지 개선 등) 명확히 정립할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룹 이미지 쇄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