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완 기자] "올해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유전자 교정기술은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입니다."
김종문 툴젠 대표이사는 1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유전자 교정기술에 대한 전망을 묻자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답했다.
김종문 툴젠 대표이사 /김학선 기자 yooksa@ |
툴젠은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하면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잘라 이상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추가해 유전자를 교정할 수 있다.
유전자 결함이나, 배열순서를 바꿔 혈우병, 황반변성, 유전성 실명 같은 희귀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이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샤르코마리투스병도 유전자교정기술을 적용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 '유전자가위' 원천기술 보유...경쟁자들과 비교해 가장 기술력 앞서
김 대표는 툴젠의 글로벌 경쟁력이 독보적이라고 했다. 김종문 대표는 "유전자가위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은 MIT(하버드공동개발), 버클리대학, 툴젠 등 단 3곳"이라면서 "특히 유전자가위 분야에서 1·2·3세대를 모두 개발한 회사는 툴젠뿐이다. 버클리대학의 유전자가위 특허는 유전자교정이 실제 세포내에서 작동한 것이 아니다. 유전자교정을 실제 세포내에서 구현한 툴젠과 MIT 가운데, 툴젠이 두달 먼저 특허를 먼저 출원해 가장 앞서 있다"이라고 밝혔다.
툴젠의 유전자가위 기술의 경쟁력이 입증되면서 글로벌 관심도 뜨겁다. 툴젠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JP모건의 초청을 받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툴젠은 실제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실험 성과만 앞세운 여타 바이오 회사와는 차별화됐다.
김 대표는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유전자교정 연구를 원하는 기업은 우리 기술을 구매하기를 원한다"며 "이에 미국·유럽 등의 바이오기업에 여러차례 라이센스 아웃(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작년 실험용 연구용 시장에서도 툴젠의 실험시약 등의 판매로 약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툴젠은 지난 2015년 원천기술 생명과학 연구용 제품 및 서비스 분야 세계적인 기업 '써모피셔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보유한 덕분에 유전자가위 기술 라이셍싱 계약을 체결했다.
◆ 면역세포치료제, 동식물 등 유전자교정기술 활용분야 다양
유전자가위 기술은 유전치료제 시장을 넘어 차세대바이오 시장의 핵심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툴젠은 최근 미국혈액학회에서 유전자가위를 이용하면 CAR-T(면역세포치료제)의 암세포 살상능력이 향상된다는 기술을 발표했다"며 "유전자교정 기술을 활용하면 차세대 CAR-T 플랙폼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유전자교정 기술은 동식물에도 적용이 가능해 툴젠의 미래 확장성은 무한하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맛은 좋지만 병에 취약한 포도'와 '병에는 강하지만 맛이 좋지 않은 포도'를 품종 개량 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품종은 맛도 좋으면서 병에도 강한 포도"라며 "이런 품종을 얻기 위해선 두 가지 품종의 포도를 계속해서 육종해 무작위로 얻어진 수많은 포도종자 중 두 가지 특징을 지닌 포도만을 선별해 안정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수년~수십년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유전자교정을 하면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말해 이미 갖고 있는 맛이 좋은 포도에 질병 저항성과 관련된 부분만 직접 교정하면 품종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을 줄일 수 있다"며 "유전자교정 트렌스 지방을 줄인 '콩', 근육을 강화한 돼지, 녹말성분이 개선된 감자 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툴젠은 지난 8월 글로벌 종자기업 몬산토(MONSANTO)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에 대한 글로벌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몬산토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특허를 옥수수, 콩, 면화 등 몬산토의 주요 작물 개발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문 툴젠 대표이사 /김학선 기자 yooksa@ |
툴젠은 유전자교정기술 특허의 특정 활용분야에 대한 권리를 바탕으로 창업된 다른 기업과 달리 특허 전체 사용권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툴젠은 라이선스 아웃, 동식물 육종, 치료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와 사업모델 구상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이르면 올해부터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본격적인 개화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유전자치료제 개발 허가를 신청하고 있는 가운데, 금년 하반기나 내년이면 임상허가가 가능한 상태가 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임상허가가 나오면 글로벌 제약사와 수천억 단위의 기술개발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기에 코스닥의 이전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비도 충분히 마련했다. 툴젠은 LB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IMM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타임폴리오 등으로부터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4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연 30억원 정도의 R&D 비용을 고려할 때 충분한 R&D자금을 확보했다는 것.
한편 김종문 대표이사는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두루넷으 창립멤버로 참여해 1999년 한국 최초로 나스닥 직상장시킨 주역이다. 그가 2011년 12월 부터 툴젠의 경영을 맡은 후 툴젠의 기업가치는 100배 이상 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