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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뛰는데 상품 통화 '게걸음' 왜?

기사등록 : 2018-01-2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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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워데이션 의존한 강세..외환 트레이더 유가보다 금리 주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가와 상품 통화의 엇박자가 투자자들 사이에 화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글로벌 경기 호조에 국제 유가가 탄탄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 열기가 상품 통화에 이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러시아 루블화 <출처=블룸버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저점 배럴당 42.53달러에서 50% 가량 뛴 수치다.

하지만 산유국들의 통화 가치는 크게 뒤쳐지는 모습이다. 유가 강세와 함께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가파르게 떨어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관련 통화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더욱 실망스럽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보유한 산유국 노르웨이의 크로네화가 달러화에 대해 같은 기간 8.4% 오르는 데 그쳤고, 러시아 루블화와 캐나다 달러화의 상승폭도 6% 선으로 제한됐다.

이들 통화는 글로벌 주요 통화의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ICE 달러 인덱스가 7.2% 떨어진 만큼 산유국 통화의 상승 탄력이 그 밖에 주요 통화보다 미약했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와 상품 통화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 이례적이라는 의견이다. 과거 역사적으로 산유국 통화는 유가와 강한 동조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는 유가가 선물시장의 백워데이션을 지렛대 삼아 오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왔다. 백워데이션은 장기물 계약의 가격이 단기물 가격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선물 만기일 원유 현물 인수를 원하지 않는 트레이더들이 비싼 포지션을 매도하고 가격이 낮은 포지션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선물 계약을 롤오버했고, 이 같은 기술적 전략이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는 산유국의 펀더멘털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하지 않는 요인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관련 통화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리콘 커런시 매니지먼트의 크리스토퍼 브랜던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상품 통화 거래는 더 이상 유가 플레이가 아니다”라며 “이보다 투자자들은 금리 움직임을 근거로 이들 통화에 대한 포지션을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달러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불어난 가계 부채로 인해 금리인상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 하락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상품 통화가 2014년 유가 폭락 당시 보폭을 맞춰 떨어지지 않았던 점도 유가 반등에 강한 상승 탄력을 얻지 못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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