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광 제품과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발동, 소위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본격화했지만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달러화가 대폭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이 무역수지 적자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국제금융협회(IIF)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적자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달러화를 현 수준에서 10% 가량 추가로 떨어뜨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달러화가 지난해 16개 주요 통화에 대해 7% 가량 하락했지만 국제 무역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뒤쳐지는 상태라는 평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과정부터 달러화 가치를 둘러싼 문제를 비중 있게 거론했고, 수 차례에 걸쳐 강달러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협박’에 그쳤던 무역 강경 노선을 적극 도입할 뜻을 밝히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 문제를 부각시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의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5000억달러에 이르는 실정이다. IIF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화의 10% 추가 하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를 포함해 무역 적자 규모가 큰 아시아 국가의 통화에 대한 달러화 하락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기다.
IIF는 “대규모 무역 적자가 아시아 국가와 교역에서 특히 크게 발생하고, 공교롭게 이들 지역은 달러화가 지난해 가파른 하락에도 여전히 고평가된 곳”이라고 주장했다.
상당수의 월가 애널리스트는 무역전쟁 리스크가 고조될 경우 달러화가 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날 IIF의 주장은 달러화 상승 베팅을 지양해야 할 근거를 또 한 가지 제시한 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TD증권은 투자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무역 기조 변화가 금융시장의 새로운 화두”라며 “유로화와 엔화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