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당시 새누리당 내 친박계와 대립한 비박계가 집단으로 탈당해 창당한 바른정당이 24일 첫 돌을 맞았다.
'따뜻한 보수, 깨끗한 보수'를 기치로 내건 바른정당은 지난 1년 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벗어나기위해 거듭 반성과 사죄를 구하는 정치를 추구했다.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볼 수 없었던 '합리적 보수'라는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하지만 창당 1년 만에 33석을 보유한 정당에서 한자리 수 정당으로 전락했다. 소속의원 20명을 확보해야 유지할 수 있는 원내교섭단체 지위권도 상실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 중도보수 대통합의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유승민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루를 1년 같이 보냈다"고 결코 쉽지 않았을 2017년을 회고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1년을 보낸 가운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창당일을 맞았고 '개혁 보수'로 거듭나겠다는 희망도 다시 내걸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사진=뉴시스> |
◆시작은 좋았지만…잇따른 '탈당', 결국 '국민의당과 통합'
시작은 좋았다. 새누리당 비박계 출신 의원 33명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당에 합류했다. 창당 당시 바른정당 의원들은 무릎을 꿇고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반성과 사죄하며 4당 체제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주요 현안에서도 다양한 '정치 실험'을 해왔다. 국정 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발족, 수많은 스타 의원들도 배출됐다.
창당 초기 국정조사특별위에서 위원장이었던 김성태 의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쥐락펴락했던 장제원 의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질책한 하태경 의원 등이 모두 바른정당 창당의 주역이었다.
이후 의정 활동에서 국민의당과 함께 다당제 구도를 구축,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속속 이탈하는 의원들이 나왔다. 그로 인해 수차례 분당 위기도 넘겨야 했다. 1년 만에 24명의 의원이 탈당하며 33석에서 9석까지 쪼그라 들었다.
창당 후 불과 4개월 만에 김성태·권성동 의원 등 13명이 당을 떠났고, 이혜훈 신임 대표는 금품 수수 의혹으로 대표직을 두달여 만에 사퇴했다.
비상지도체제를 두고 자강론·통합론 등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한 9명의 통합파 의원들도 탈당,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13일 전당대회를 통해 유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서 당의 전면에 서게 됐다.
◆안철수를 만난 유승민 "함께 중도개혁보수의 길로~" 손잡아
유 대표는 바른정당의 마지막 돌파구로 국민의당과의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호남에 갇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세력 확장을 기대한 유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유 대표의 우군이었던 김세연⋅박인숙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도 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당은 더욱 기로에 섰다.
유 대표는 지난 18일 예정에 없던 깜짝 통합 선언으로 그동안 연이은 탈당으로 위기에 처한 당을 수습, 통합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남은 의원은 9명. 바른정당은 이 같은 위기에 더욱 통합 열차의 속도를 올리면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구태 정치와 절연을 강조하며 창당 정신인 보수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유 대표 또한 안 대표와 함께 연일 공동 행보를 보이며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른정당 개혁 보수 실험의 성패는 통합 성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은 바른정당이 통합을 통해 '개혁 보수', '다당제' 등 유의미한 정치 실험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