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정부가 우주와 사이버 세계에서의 충돌에 대처하는 통합사령부를 신설한다. 또한 탄도 미사일뿐만 아니라 장거리 순항미사일에도 요격대응을 하는 미사일 방위 구상에도 착수한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방위계획의 대강(방위대강)'을 올해 말까지 재검토할 방침이다. 방위대강은 일본 방위력의 기본 방침이 되는 문서다.
이번 개정은 지난 2013년 방위대강을 책정한 이후 5년 만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전날 방위대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기존 방위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말로 필요한 방위력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위대강의 특징은 우주와 사이버 분야 등 새로운 영역에 대비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우주와 사이버 영역을 담당하는 통합사령부를 방위상 직할 조직으로 신설할 방침이다.
신문은 "두 영역은 기술의 진전이 빠른 곳"이라며 "중국은 위성파괴병기의 개발실험을 가속하고 있고 북한도 사이버 분야를 강화한다는 정보가 있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는 일본이 뒤쳐졌다는 위기감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AP> |
◆ 북한 미사일·중국의 해양진출 경계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대응도 강화된다. 일본 방위성은 '핵 탄도 미사일 방위(BMD)'를 강화하기 위해 '이지스 어쇼어'를 도입할 예정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역시 22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며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언급했다.
이지스 어쇼어는 일본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육상배치형 탄도미사일 방어(MD)시스템이다.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과 고성능 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향후 중국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순항 미사일에 대한 요격 미사일을 이지스 어쇼어에 탑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순항 미사일은 초저공 비행이 가능해 탄도미사일보다 레이더로 포착하기가 어렵다.
또한 이지스함과 조기경보기 등을 동원해 다양한 미사일에 대응하는 '통합방공미사일방위(IAMD)'도 새로운 방위대강에 포함된다.
신문은 "새로운 방위대강도 기존의 방위대강처럼 북한과 중국에 무게중심이 찍혀있다"면서도 "일본 정부 내에서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좀 더 강하다"고 전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중국은 방위의 질과 양 모든 측면에서 방위능력을 증강시키고 있다"며 "중국과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에선 센카쿠 지역을 비롯한 복수의 충돌 사례를 가정하고 있다"며 "이런 시각이 새로운 방위대강에서 반영될 것이다"라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블룸버그> |
◆ 미국이 '창'·일본이 '방패'라지만…'공격력' 논란될 듯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연대도 강화할 방침이다. 한 방위성 관계자는 "미군과 자위대 기지 공동사용이나 병기 공동개발을 진행하면서 상호보완성을 높여나가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안보에 있어서 미일관계를 창과 방패로 설명한다. 일본이 2차 대전 이후 '전수 방위'를 안보의 기본방침으로 삼고 있는 만큼 공격력은 미국이, 방어력은 일본이 담당해 상호보완을 한다는 뜻이다.
전수 방위는 상대방으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았을 때만 필요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신문은 "통상국회에서 공격능력에 대한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방위를 명분으로 도입하고 있는 무기들이 공격형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노데라 방위상은 "당연히 전수방위는 대전제"라며 "앞으로 어떤 장비가 필요하게 될지를 포함해 방위대강을 검토하며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