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단기물 달러/페소 내재변동성이 가파르게 상승해 주목된다. 상황은 달러화와 캐나다 달러화의 변동성도 마찬가지.
글로벌 외환시장의 트레이더들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좌초될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벌어진 상황으로 해석된다.
캐나다, 미국, 멕시코 국기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열 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데 따라 NAFTA 재협상이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각) 크레디트 스위스(CS)에 따르면 페소/달러의 1주일 내재변동성이 2주간 수치를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앞질렀다. 2주간 대비 1주일 변동성 차이는 2%에 육박했다.
캐나다 달러화 역시 1주일 내재 변동성이 2주간 변동성을 뚫고 올랐다. NAFTA의 미국 교역 상대국 통화의 변동성이 나란히 상승한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이 NAFTA 재협상의 결렬 가능성을 적극 반영하면서 캐나다 달러화와 페소화의 프리미엄이 상승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3개국 대표가 6차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태양열 패널과 세탁기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가뜩이나 속도를 내지 못하는 협상이 냉기류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태양열 제품과 세탁기에 각각 최대 30%와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특히 멕시코에 충격을 가할 전망이다.
멕시코는 대미 최대 세탁기 수출국이다. 이미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해 모든 합법적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도 상황은 마찬가지.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의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하나인 제지에 대해 최근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캐나다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는 불공정한 조치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 협상단은 미국이 NAFTA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걸친 협상에도 북미 3개 국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이번 세이프가드가 또 한 차례 재를 뿌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파장이 외환시장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CS는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NAFTA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보이거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나타날 경우 멕시코 페소화와 캐나다 달러화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주식을 포함해 미국의 위험자산도 하락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