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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평창올림픽 참석, 아베 총리의 노림수는?

기사등록 : 2018-01-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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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핵 공조에서 '홀로 소외' 우려
한일 정상회담서 위안부 합의 거론... 지지층 '단속'
일본 역할론 및 리더십 부각 의도도 있는 듯

[뉴스핌=노민호 정경환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일단 아베 총리가 한·미·일 공조 차원에서 평창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일 간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위안부 합의 문제를 놓고 일본 내에서 확실한 리더십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도 숨어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 "한·미·일 공조에 일본 소외될까 우려했을 것"

25일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키로 한 것에는 한·미·일 공조에서 일본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충식 가천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선은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나섰다"며 "(한·미·일 공조에서) '패싱(Passing)' 당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위기 고조 상황은 일본에게도 부담이다.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또한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에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해 대규모 대피 훈련을 실시하는 등 주민들의 '북한 미사일 피로도'도 상당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에서도 방공 훈련을 하면서 전쟁 공포로 몰아가는 데 대한 혐오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대북 반감 여론을 등에 없고 우경화 노선에 속도를 내던 아베 총리로선, 남북 해빙 분위기가 반갑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내 반대 여론에 더해 미국이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나섰고, 그에 맞춰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온 상황에서 일본만 뒷전에 있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자칫했다간 한·미·일 북핵 공조 약화 책임을 홀로 떠안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도 한 요인이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저렇게 나오니까 일본의 참여가 대세에 큰 지장을 주는 정도의 카드나 레버리지가 아니게 됐다"면서 "오히려 일본만 소외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월 4일 이세 신궁 참배를 마친 후 신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문 대통령-아베 총리, 한·일 위안부 재협상 거론할까

아베 총리가 평창에 와서 한·일 위안부 합의를 거론할지도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위안부 합의를 두고 재협상·파기 수순은 밟지 않지만 마음을 담은 사죄 등 일본 측의 추가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일본 측은 기존 위안부 합의 외에 다른 논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국이 일방적으로 새로운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생각을 직접 전달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는 다분히 일본 내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안부 합의 문제를 계기로 지지층을 단속하면서 확실한 리더십을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현재 일본 내 여론은 사죄 등이 담긴 추가 조치에는 부정적이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0~21일 이틀간 일본의 전국 유권자 4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응답률 50%, 유효응답 2018명)에서 응답자의 79%가 "마음을 담은 사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남성욱 교수는 "일본은 분명 위안부 합의 안건을 꺼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에게 위안부 합의에 대한 기존 입장을 직접 전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평창 참석의 '명분'이 될 수도 있다.

평창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 추가조치 '수용 불가' 방침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한일 관계 투트랙 정책이라는 것에서 위안부 문제만 가지고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평창에 와서 위안부 문제를 얘기 하더라도 한일 관계에 대한 나름대로의 관리를 하겠다는 의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정경환 기자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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