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4분기 미국 기업의 매출액이 월가의 전망치를 기록적인 수치로 앞질렀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에 대한 기대로 미국 실물경기가 호조를 이룬 한편 글로벌 주요국 기업들 역시 탄탄한 성장을 보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캐터필러의 중장비 <출처=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약 25%의 기업이 4분기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81%의 기업들이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이 같은 추세가 이번 어닝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 기업의 4분기 매출액 전망치 상회율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수치는 지난 20분기의 평균 수치인 56%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특히 에너지와 부동산, 헬스케어, 통신 섹터가 매출 급성장에 두각을 나타냈다.
이미 순이익이 수 분기에 걸쳐 시장 기대치를 크게 앞지른 가운데 매출 호조는 주식시장에 강한 호재로 평가된다.
순이익의 경우 계절적 요인을 조정해 일정 부분 수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데 반해 매출액은 기업의 수익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이번 지표에 커다란 의미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매출 급증은 글로벌 경기 반등에 따른 반사이익이 마침내 기업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연초 이후 뉴욕증시의 랠리에도 이 같은 펀더멘털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S&P500 지수는 올들어 7.5%에 이르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특히 캐터필러가 4분기 35%에 이르는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지난 해 10~12월 캐터필러의 매출액은 129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2억달러를 대폭 웃돌았다.
4분기 매출 신장은 4년간의 매출 후퇴를 마무리하고 마침내 반전이 나타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제시했다. 브래드 하버슨 최고재무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전세계 경제가 수 년래 가장 강한 성장을 보였다”라며 “올해도 전세계 국가가 대부분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출 성장만으로 주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없지 않다.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에 이른 만큼 작은 악재에도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팔자’에 나설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