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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만' 에쓰오일 사장, 한국 사랑에 실적도 '쑥쑥'

기사등록 : 2018-01-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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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고 떡국 즐겨…올해 '온산 프로젝트' 본격 가동

[뉴스핌=정탁윤 기자] "컨피덴셜(confidential, 비밀)"

지난 26일, 올해 경영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사장(CEO)은 이렇게 답하며 웃었다. 회사 주요 경영사항은 말그대로 '비밀'이라는, 외국인 CEO 특유의 재치와 여유가 느껴지는 대답이었다. 이날은 알 감디 사장 등 국내 정유4사의 CEO들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만나 올해 투자 계획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알 감디 사장은 시종일관 웃음띤 얼굴로 장관 등과 '추운 날씨' 등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정유업계에서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사장의 소통 노력과 한국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31일 에쓰오일과 정유업계에 따르면, 알 감디 사장(50)은 사우디의 세계적인 정유회사이자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 출신으로 지난 2016년 9월부터 사장을 맡고 있다. 사장 취임 첫해인 2016년과 지난해 에쓰오일은 사상 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호실적은 알 감디 사장의 적극적인 한국문화 적응 노력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 감디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복을 차려입고 시무식에 참석해 직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떡국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사장이 올초 한복을 입고 신년사를 하는 모습. <사진=에쓰오일>

알 감디 사장이 취임 이후 제일 먼저 한 것중 하나가 '오수만(吳需挽)'이란 한국식 이름을 지은 것이다. 직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서다. 최근 에너지업계 신년인사회에서는 서툰 한국말로 건배사를 외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알 감디 사장은 작년과 올해 연이어 한복을 입고 신년사를 한 것은 물론, 지난 연말에도 전직원들과 스탠딩 송년회도 즐겼다"며 "직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오수만' 사장의 한국과 회사 사랑은 자사주 매입에서도 느껴진다. 그는 지난해 2월과 12월 두번에 걸쳐 각각 1억여원 규모로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올해 울산의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실적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에쓰오일은 오는 4월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울산의 이른바 '온산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온산 프로젝트는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이 핵심인데, 원유에서 가스·경질유 등을 추출한 뒤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동시에 건설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ODC)은 RUC 시설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프로필렌옥사이드와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화학 공정이다.

알 감디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온산 프로젝트의 성공적 가동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1%의 세밀한 차이가 명품을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100% 실패를 부를 수도 있다"며 "온산 프로젝트 건설과 가동이 계획된 일정과 예산 내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온산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에쓰오일의 회사 가치는 한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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