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월가 투자은행들이 아시아 증시에 조정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경제와 기업 이익이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고 밸류에이션(주가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란 기대를 내놓았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향후 수 주안에 홍콩 항셍지수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MSCI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지수가 10% 이상 급락할 수 있다고 예견했다. 이 두 지수 모두 717일 동안 큰 폭의 하락 없이 불마켓(황소장)을 경험하고 있다.
(흰색) 항셍 (파란색)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보라색) MSCI 전세계지수 추이 |
기술적 지표와 밸류에이션 지표 모두 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않고 있다. 전략가들은 아시아의 탄력적인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 회복,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이 현 랠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상이다.
티모시 모에를 포함한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의 거시와 기업 이익 사이클 분석을 보면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여전히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우리는 낙관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랠리 지속 시기를 고려할 때 트레이딩 관점 상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항셍지수는 장중 한때 0.9% 하락했다. 이후 여타 증시와 마찬가지로 낙폭을 회복,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아시아 증시는 6년 만에 최고의 1월을 보내고 있다. 보콤인터내셔널의 하오 홍 수석 전략가는 "이렇게 극도로 들뜬 시장 심리는 트레이더들에게 단기적으로 경고 신호다"며 "홍콩과 중국 증시의 조정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웬디 리우는 "작년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과 스마트폰 업종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2월 중순 음력 설(Lunar New Year)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