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검찰이 부영그룹의 수백억원대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중근(77)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임대주택법 위반 등 혐의로 1일 오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조사를 마친 이 회장은 귀가했다.
탈세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은 지난달 31일에도 이 회장을 불러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사했다. 조사 내용이 남았지만 고령인 이 회장이 건강상 이유를 호소해 귀가 조치가 이뤄졌다. 이에 검찰은 이튿날인 오늘 이 회장을 다시 불렀다.
검찰은 이틀간 조사를 통해 탈세와 횡령, 불법분양에 따른 폭리 등 이 회장에게 제기된 여러 혐의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이 회장과 부영그룹이 부인 명의 유령회사 '유성산업'을 통해 100억원대 세금을 탈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핵심계열사 부영주택이 건자재 업체인 유성산업으로부터 자재나 설비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세금 탈루와 관련해서는 캄보디아 법인을 통한 역외탈세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또 지난 2004년 270억원 규모 비자금 조성을 이유로 구속기소됐을 당시, 차명 주식을 회사에 반환하기로 약정하고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실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소송 기록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부영이 임대주택 분양 과정서 원가보다 분양가격을 뻥튀기하고 매년 임대주택 임대료를 물가인상분보다 큰 폭으로 올려 수조원대 부당이익을 남겼다는 관련 자료와 관계자 진술 또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친인척에게 200억원대 퇴직금을 지급하고 친인척 회사에게 일감을 몰아주고자 강요한 혐의 등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증거자료와 진술을 토대로 법원에 이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고심 중이다. 검찰이 이 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물론 과거 비슷한 범법 이력,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법원에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