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채 수익률 급등이 초래한 최근 뉴욕증시의 급락에 투자자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이틀간의 폭락 당시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 뭉칫돈이 밀려든 것.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 모였던 월가 구루부터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까지 주가 버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사자’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 주식형 ETF로 785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전월에 비해 30% 급증한 수치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를 뚫고 오르면서 급락했던 29일과 30일 관련 ETF로 유입된 자금이 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를 포함해 일반적으로 단기적인 주가 지수 향방과 강한 동조 현상을 보이는 상품으로 대규모 자금이 밀려든 데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30일 다우존스 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조정을 보였지만 패닉으로 볼 만한 급락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배경으로 꼽혔다.
투자자들이 공포에 빠지기보다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할 만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주가 하락이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일부 자금이 뮤추얼 펀드에서 ETF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정을 빌미로 투자자들이 펀드 갈아타기를 택했다는 것.
다만,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뮤추얼펀드에서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이동한 것은 일부 차익실현 이외에 현재 주가 수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채권과 주식시장이 모두 버블 상태라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연준을 이끌며 전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통했던 그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두 가지 버블이 자리잡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채권 버블이 중차대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짐 폴슨 루트홀드 그룹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15%의 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실적 향상과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턱없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올해 연방준비제도(Fed)가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 시장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