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거주지가 없이 인터넷 카페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사람이 일본 도쿄에서만 일일 평균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카페는 한국의 PC방에 해당하는 시설이다.
이들이 인터넷 카페에서 노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일손 부족'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 문제가 존재한다며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 인터넷 카페 노숙자 53% "직장 없어 집세 낼 수 없다"
2일 NHK에 따르면 일본 도쿄도는 도 내의 24시간 영업 인터넷 카페나 만화 카페 등 222개 점포와 946명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시기는 재작년 11월부터 작년 1월이었다.
조사에 따르면 평일 인터넷 카페 등에 숙박하는 사람은 도내 1일 1만5300명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거주지가 없는 사람은 약 4000명이었다.
일본의 인터넷카페 <사진=NHK> |
성별로는 남성이 97.5%로 압도적이었고, 연령은 30대(38.6%)가 가장 많았다. 그 뒤로 50대(28.9%)와 40대(17.4%) 순이었다.
이용 빈도는 응답자의 90.1%가 주 3일 이상 이용한다고 했다. 인터넷 카페에 머물지 않는 날은 길거리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지내는 경우도 많았다.
거주지를 잃은 이유로는 53.9%의 사람이 '일을 그만둬서 집세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가장 곤란한 일로 직장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37.7%의 응답자가 헬로워크(일본의 공공직업 상담소)나 행정기관의 창구를 통해 상담을 경험했던 적이 없다고 답했다.
도쿄도는 "이번 조사를 통해 도내 번화가에서의 순회 상담을 강화하는 등 적절한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일손 부족'한 일본이지만…"계속적인 지원 필요"
도쿄 신주쿠(新宿)구 가부키(歌舞伎)초에 위치한 'TOKYO 챌린지넷'은 도쿄도의 위탁을 받은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상담 창구다. 이 곳은 거주지없이 인터넷 카페에서 숙박하는 이들을 지원한다.
TOKYO 챌린지넷에 따르면 2008년 설립된 이래 매년 1000명 전후의 인원이 상담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창구에서는 전문 상담인이 내담자의 생활 상황을 듣고 3개월 간 이용가능한 '일시주택'이나 취직 자리를 소개한다. 대형 자동차의 면허 취득을 지원하는 등 자립도 지원한다.
또한 인터넷 카페가 많은 번화가에서 순회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TOKYO 챌린지넷의 소장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회복돼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고용으로 일하는 사람도 많다"며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폭 넓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