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즈(NYT)가 보도했다.
백악관이 대북 군사 옵션을 적극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데 대해 국방부에 강한 불만을 내비치고 있고,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행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사진=북한 노동신문> |
이날 NY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정권의 핵 프로그램을 좌절시키기 위한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관련 경고가 단순한 협박이 아닌 실제 공격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판단하고, 미국이 고도의 군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 국방부는 백악관이 북한에 대한 군사 대응을 성급하게 취하고 있고, 이로 인해 재앙이 발생할 리스크를 높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군사 옵션을 제시할 경우 실제 공격을 단행할 여지를 높일 것으로 보고,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백악관과 국방부 사이에 갈등은 이번주 트럼프 대통령이 빅터 차의 주한 미국 대사 임명을 거부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선제적 대북 공격을 경고한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주한 미국 대사로 임명하지 않은 것은 커다란 상징적 의미를 지닌 것이라는 해석이다.
양측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불거진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당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테스트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 본토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자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포함한 컨퍼런스 콜을 가졌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난 후 매티스 장관과 틸러슨 장관은 국가안보위원회의 연이은 회의 소집과 지나치게 공격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불만을 털어 놓았고, 이들의 대화를 다른 정책자들이 듣게 되면서 양측의 마찰이 드러나게 됐다는 것.
NYT는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공조하지 않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내력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군사 도발뿐 아니라 아프간 군다 추가 파병에 대해서도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북핵 해법을 언급하면서도 과거 이 같은 접근 방식으로 인해 미국이 용납할 수 없는 양보를 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 정책자들은 외교를 통한 해법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최근 비디오 컨퍼런스콜에서 국방부는 북한의 앙갚음을 초래하지 않을 군사 옵션이란 생각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