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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글로벌 금융시스템-정치 질서에 위협" - 역사학자 제임스

기사등록 : 2018-02-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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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민지현 기자] 프리스턴 대학교 역사학과 해롤드 제임스 교수는 2일(현지시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붕괴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임스 교수는 이날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비트코인의 위협'이라는 글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정부가 승인한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신뢰를 받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놀잇감이나 정치적 교전국들의 전 세계적 금융 파괴를 위한 무기가 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사진=블룸버그>

역사적으로 화폐는 사회 구조의 일부를 형성하며 교환의 기능을 통해 개인과 정부, 개인 간의 신뢰 기반을 형성해 왔다. 제임스 교수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 화폐의 비정상적인 변동성은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뿐만이 아니라 정치질서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화폐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한가지 분명한 패턴이 존재해왔다"며 "나쁜 국가는 나쁜 돈을 생산하고, 나쁜 돈은 국가 실패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17세기 유럽의 30년 전쟁과 20세기 두차례의 세계대전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며 통화 체계를 불안정하게 했으며 이는 정치 질서를 파괴하는 등 사회적인 분열을 초래했다. 블라디미르 레닌은 화폐 억압을 자본주의 정신을 제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으로 보았다.

제임스 교수는 "'나쁜 돈'은 국가를 파괴하는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국가간의 분쟁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교전상태에서 화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쉬운 방법이며, 평화 상태에서도 일부 국가는 국경을 넘어 불화의 씨가 되는 가짜 화폐를 유통해 상대국과의 악화된 관계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해 언급하며 달러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금'과 비트코인이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이 '21세기의 금'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창시자들도 유사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도 금과 같이 많은 노력을 들여 '채굴'된다. 금 가격이 멀리서 채굴되는 인간의 노력을 반영하는 것과 같이, 비트코인도 아시아나 아이슬란드와 같이 먼 나라로부터 끌어온 값싼 에너지를 이용한 방대한 양의 연산력이 필요하다.

반면 비트코인과 금의 차이점은 사회가 본원적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대한 입장에서 드러난다. 전근대 시대의 금속화폐는 재화나 서비스에 투입된 노동의 가치를 측정했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인간의 노동력과는 관련이 없는 연산력과 저장된 에너지를 결합하여 가치를 결정한다.

동시에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국가적 차원과 민간 차원의 범행을 구별하기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제임스 교수는 두가지 사례를 언급했다. 국가적 차원의 범행으로 북한이 계속적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하여 한국과 중국이 비트코인 교환소를 폐쇄한 것을 제시했다. 민간 차원에서는 해킹으로 인해 일본 코인체크와 같은 대형 거래소에서 56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도난당했다.

제임스 교수는 기고문에서 "비트코인 붕괴는 심각한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피해의 노출 범위와 정도를 알 수 없었던 점을 언급하며 "현재 금융기관의 암호 화폐에 대한 노출 정도는 불분명하며 금융 참사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완전히 입장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가짜 뉴스를 즉시 분별하는 것이 어렵듯 새로운 화폐의 유효성을 즉각적으로 판단하는 것도 어렵다"고 마무리 지었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jihyeon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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