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주식시장이 동반 급락을 연출하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정크본드와 신흥국 채권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 미국 10년물을 필두로 선진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런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벤치마크 금리 상승으로 인해 특히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2개 위험자산이 추세적인 조정에 진입할 것인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됐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정크본드와 신흥국 국채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주 3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정크본드 관련 ETF의 자금 썰물은 2016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하며, 신흥국 채권 ETF의 자금 이탈도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연초 2.4% 선에서 최근 가파르게 상승, 2.8% 선을 뚫고 오른 한편 독일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인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날 장 초반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6bp 가까이 오르며 2.846%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3.0% 돌파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존스 트레이딩의 데이브 러츠 ETF 헤드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미국 금리의 급등이 자산시장의 일부 영역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며 “특히 정크본드의 투자 매력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1월 고용 지표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기대감을 더욱 부추겼고, 이로 인해 당분간 정크본드와 신흥국 채권의 ‘팔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이 실리고 있다.
1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2.9%로 경기 침체 당시인 2009년 이후 최대 폭으로 뛰자 투자자들은 물가가 기존의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경우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상당수의 월가 투자은행(IB)은 연준이 올해 네 차례 이상 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채권 구루들 사이에 버블 경고가 꼬리를 물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 베팅에 나섰던 투자자들 움직임과 최근 동향은 대조적인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글로벌 주식형 뮤추얼펀드와 ETF로 1020억달러가 유입,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는 동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크본드를 필두로 투자 심리 냉각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베어드 증권의 브루스 비틀스 최고투자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1월 말 시장 낙관론이 정점이었다”라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