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최근 글로벌 증시의 매도 ‘쓰나미’에 고점 대비 4조달러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해 70여차례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던 다우존스 지수가 지난 5일 사상 최대 하락을 기록하는 등 브레이크 없는 주가 폭락에 억만장자도 속수무책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AP/뉴시스> |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지난 5일 뉴욕증시를 필두로 전세계 주가 급락 속에 이른바 ‘울트라 부자’들의 자산이 1140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 4일과 5일 이틀 사이 발생한 억만장자의 손실은 180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에서 촉발된 단기 폭락이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가치에도 커다란 흠집을 낸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3위 부자인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단 하루 사이 51억달러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87세의 투자 거장 버핏은 증시 전반에 걸친 폭락 이외에 웰스 파고의 급락으로 일격을 맞았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고객 계좌 유용에 대해 전 임원진을 파면하는 강경 조치를 취한 데 따라 웰스 파고의 주가가 10% 가까이 떨어지면서 최대 주주인 버크셔에 충격을 가한 것.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 역시 5일 기록적인 주가 하락에 36억달러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저커버그는 18명의 억만장자 가운데 두 번째 규모의 손실을 떠안았다.
최근 세계 최대 부자에 랭크됐던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역시 예외가 아니다. 5일 아마존의 주가 낙폭은 3% 이내로 주요 지수에 비해 제한적이었지만 베조스의 평가손실액은 33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그의 자산 규모는 1164억달러로 줄어들었다.
블룸버그는 지난 2일 주가 급락에 따른 전세계 상위 500위 자산가들의 부가 685억달러 사라졌다고 밝혔다.
한편 6일 장중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장 초반 반등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0.1% 완만하게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도 보합권에서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이 단기 조정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펀드스트라트의 토마스 리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에서 최근 투자자들의 ‘팔자’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정이 경제 펀더멘털의 악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와 투자 심리 냉각에 따른 하락 압박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골드만 삭스 역시 보고서에서 지난 1월 주가 상승이 지나치게 빠르고 컸던 만큼 이에 따른 반작용이 전개된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