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국채 수익률 상승에 펀드매니저들이 채권 비중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투자가들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채권시장뿐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실시한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채권 비중을 '비중축소'로 떨어뜨린 투자자들이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한 이들보다 69%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월가 자산운용사의 채권 비중이 20년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번 조사는 19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했고, 이들의 운용 자금은 5750억달러에 이른다.
이번 조사에서 60%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채권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자산시장 전반에 걸친 폭락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의견은 뉴욕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주요 증시가 고점 대비 최대 10%를 웃도는 급락을 보인 가운데 나온 것이다.
또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8%를 훌쩍 웃돌며 4년래 최고치까지 뛰자 투자자들 사이에 경계감이 크게 확산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다만, 채권시장을 덮친 공포가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몰아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에 대해 43% 비중확대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월 대비 12%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2년래 최대 하락에 해당한다. 현금 비중은 4.7%로 늘어났다.
BofA-메릴린치의 마이클 하네트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현금 비중을 확대한 한편 채권과 함께 주식 비중도 축소했다”며 “저가 매수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말 BofA의 ‘불 앤드 베어’ 지수는 명백하게 매도 신호를 보냈다. 주가가 과열 상태이며, 비중을 축소해야 할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한편 이번 금리 급등 및 주가 급락에 투자자들의 경기 전망이 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70%가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이 막바지 국면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10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다만, 경기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시장 전문가가 91%에 달해 비관론이 크게 고조되지 않은 상황을 반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