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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소 외교’ 가속...제재 완화 돌파구 찾나?

기사등록 : 2018-02-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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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훈련 재개 앞두고 유화 공세 강화
남북 관계 개선 통해 제재 완화 돌파구 마련

[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에 대한 유화 공세를 조금씩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남측은 북측 인사의 방문을 각별히 중시했다”, “온갖 성의를 다해 노력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남북 간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나가자”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극진히 대접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고 이례적인 ‘감사’를 표명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을 회유하는 ‘미소 외교’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며, “4월로 예상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저지하기 위해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중단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훌륭한 결과를 계속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평창을 다녀 온 대표단의 보고를 받은 후 김정은은 남북 관계 개선에 예사롭지 않은 의욕을 나타냈다.

신문은 “김정은이 서두르는 것은 왜일까?”라며 “한미 군사훈련이 평창 올림픽·패럴림픽 종료 후 예정돼 있다는 것이 큰 이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이 예정대로 훈련을 시작하면 김정은도 체면을 걸고 맞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한반도 긴장은 다시 고조될 것이고, 1월 1일 ‘신년사’ 이후 무르익었던 남북 융화 분위기도 급랭될 우려가 있다.

남북 관계 개선 통해 제재 완화 돌파구 마련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국가 핵전력의 완성을 선언했다. 하지만 자신이 내세우는 국가의 기본 방침 ‘병진 노선’의 다른 한 축인 경제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제재 완화가 불가결하다. 신문은 “남북관계 개선은 그 돌파구가 된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올림픽 이후를 노리고 하나하나 포석을 깔아놓고 있다. 올림픽 폐막 후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평양에 초청한 것도 그 하나이다. ‘평화를 바라는 남북’과 ‘호전적인 미국’이라는 구도를 국제 사회에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정은 위원장과 평창을 방문하고 온 고위급 대표단.<사진=뉴시스>

지난 12일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남북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중에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타당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외교·안보 관계자 사이에서는 북미 대화를 기다리지 않고 북한이 조만간 도발 중단 카드를 내놓으면서 미국에 양보를 압박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합동 훈련을 올림픽 후인 4월 경 실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러한 ‘구세다마(くせ球, 직구처럼 보이지만 타자 앞에서 변하는 공)’을 던질 경우, 북미 대화 실현을 바라는 한국이 미국에 훈련 재연기나 축소를 요구하는 시나리오도 현실성을 띠게 된다.

한국 국방부 보도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합동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한미 당국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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