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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송파 대형병원 간호사 투신 원인은 '태움'?

기사등록 : 2018-02-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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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아파트 화단서 사망한 채 발견..경찰, 투신 추정
"직장 내 괴롭힘 당했다" 남친 주장..병원측 "밝혀진 바 없어"

[뉴스핌=황선중 수습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병원에 근무하는 20대 간호사가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의료계의 악질적인 관행인 '태움' 문화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께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A씨(27·여)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송파구 한 대형 종합병원에 근무하던 간호사로, 발견 당시 사망한 상태였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메모와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A씨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사망 경위를 조사중이다.

현재 A씨 가족과 남자친구를 상대로 1차 조사를 끝냈고, 병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2차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해당 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따로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을 A씨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B씨는 A씨가 태움(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선배 간호사가 신입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을 뜻하는 속어다.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어느 정도의 군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태움이 용인되고 있다.

B씨는 간호사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여자친구의 죽음이 개인적인 이유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태움은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요소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간호사들 역시 힘든 일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지난 2005년에도 지방의 한 간호사가 선배 간호사의 태움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했다. 이후 태움을 향한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병원 관계자는 "A씨와 가까이 지냈던 동료들 상대로 실시했던 자체 1차 조사는 이미 끝난 상태인데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오늘(19일)부터 병원 내 전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고 공식적인 입장은 조사가 완료된 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선중 수습기자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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