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의 사학 비리에 일본 국민이 '뿔났다.' 일본국민의 75%는 모리토모(森友) 학원 논란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明恵) 여사가 직접 국회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다만 사학비리에도 불구하고 '아베 대항마'가 없기에, 내각 지지율은 40%를 유지했다.
◆ '아베 대항마' 없으니…사학비리에도 지지율 유지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 나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진=뉴시스> |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7~18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가 국회에 참석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57%로, 반대 입장(33%)를 웃돌았다.
지난 2일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매각과 관련된 음성 녹음이 공개되면서 아키에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다시금 불거졌다. 해당 녹음엔 2016년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당시 모리모토 학원 이사장이 국토교통성 담당자들과 국유지 매각을 협의하면서 "어제 아키에 여사가 우리에게 전화해, '어떻게 됐습니까. 힘내세요'라고 했다"고 말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지난 9일 일본 재무성이 모리토모 학원 관련 문서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5%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납득했다'는 대답은 10%에 불과했다.
지난 9일 일본 재무성은 '모리토모(森友)학원'과 국유지 임대계약을 맺을 당시 협의 내용을 기록한 문서를 공개했다. 이는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寿) 전 재무성 이재국장(현 국세청장)이 지난해부터 "학원 측과 협의했던 기록은 폐기했다"고 말했던 것과 상반되는 행동이었다.
아베 내각 지지층의 64%도 재무성의 행동을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납득했다'는 20% 남짓이었다.
사가와 국세청장을 국회로 불러야 한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그럴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67%에 달했다. 아베 지지층의 58%도 사가와 청장의 국회 초치에 찬성했다.
이처럼 아베 총리를 둘러싼 사학비리 의혹은 뜨거워졌지만, 내각 지지율엔 큰 변동이 없었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4%로 지난달 조사(45%)와 비슷했다.
이 같은 지지율은 '아베 대항마 부재'로 인한 착시 효과로 보인다. 지지층 가운데 지지의 이유가 아베 총리라고 답한 비율은 지지층의 9%에 불과했다. 반면 '다른 후보보다 나아서' 지지한다는 답변은 49%였다.
◆ 아베 핵심 정책, 국민 공감대 못얻어
일본 국민들은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필요성도 납득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총리의 개헌안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40%로, '필요 없다'(44%)를 하회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 9조 2항(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을 그대로 둔 채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명기하는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성별에 따라서도 의견이 갈렸다. 남성은 필요하다는 응답이 48%로 필요없다는 응답 41%보다 많았다. 여성은 이와 반대로 필요없다'(47%)는 의견이 필요하다(32%)를 웃돌았다.
개헌안을 국민에게 제안하는 국회발의를 연내에 해야한다는 의견은 찬성이 34%로 반대 43$보다 적다. 아베 총리의 개헌안에 찬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30%도 연내 발의에는 반대했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재량노동제에 대해서도 '찬성한다'는 입장은 17%로, '반대한다' 58%에 못미쳤다. 재량노동제는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사전에 정한 노동시간에 기초해 임금을 지불하는 노동 형태로, '일하는 방식 개혁(働き方改革)'의 일환이다.
이번 여론 조사는 일본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설문으로, 17~18일 실시됐다. 휴대전화 대상으로 1002명이 응답, 가정 전화 대상으로는 795명이 응답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