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장 초반 월마트의 실적 부진에 하락 압박을 받았던 뉴욕증시가 후반 재무부의 국채 발행 금리가 크게 뛰었다는 소식에 또 한 차례 ‘팔자’에 시달렸다.
다우존스 지수가 2주간 최대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월가의 공포지수 CBOE 변동성 지수(VIX)가 20을 뚫고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2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54.63포인트(1.01%) 하락한 2만4964.7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15.96포인트(0.58%) 내린 2716.2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5.16포인트(0.07%) 소폭 떨어진 7234.31에 마감했다.
악재가 겹친 하루였다.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가파르게 하락,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알버트슨의 라이트 에이드 인수 소식과 퀄컴의 NXP 반도체 인수가 상향 조정 소식이 전해졌지만 증시 전반의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국채 발행 결과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재무부는 510억달러 규모의 3개월물 국채를 1.64%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 12일 같은 만기의 국채 발행 수익률보다 6bp 뛴 수치다. 또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 완만하게 하락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로 반전했다. 10년물 수익률은 한 때 3bp 오르며 2.91%에 거래된 뒤 상승폭을 1bp로 낮췄다.
재무부는 이번주 350억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이르면 주중 10년물 수익률이 상징적인 저항선인 3.0%를 뚫고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펜 뮤추얼 애셋 매니지먼트의 지웨이 렌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은 주가에 커다란 걱정거리”라며 “다만 재정 부양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어 금리 상승만으로 추세적인 베어마켓으로 접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1월 주가 훈풍을 냈던 낙관론이 희석되고 회의론과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투자 심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종목별로는 월마트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유통 공룡업체의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은 1.33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37달러에 미달했다. 월마트 주가는 10% 가량 폭락, 2015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라이트 에이드는 알버트슨이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 선에서 뛰었고, NXP 반도체는 퀄컴이 인수가액을 440억달러로 높였다는 보도에 6% 치솟았다.
한편 달러화는 국채 수익률과 함께 상승했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가 0.6% 오른 한편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달러화는 0.6% 내외로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