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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남북정상회담 카드 열자, 美 전방위 압박 몰아쳤다.

기사등록 : 2018-02-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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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렬 "통상과 동맹 다르다는 트럼프 발언에 답 있어"
홍석훈 "미국의 경제 압박은 전 세계 대상일 것"
정부 관계자 "통상압박, 일본 빠진 이유 살펴봐야"

[뉴스핌=노민호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대장'을 기점으로 공교롭게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빠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대한 '미국의 견제'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AP>

세이프가드·철강관세 이어 '사드' 비용까지 부담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 대표단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에게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바로 그날 오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과의 비밀회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펜스 부통령의 대북 제재 발언과 탈북자 면담으로 압박을 느낀 북한 측이 회담 2시간을 앞두고 돌연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김정은의 친서 전달과 북미 비밀접촉이 취소되는 시점이 자연스럽게 같은 날 겹쳐진 것이다.

그날 이후 표면상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남북관계 개선 등을 두고 기대감이 고조됐다. 북한은 각종 선전매체를 통해 우리에게는 '유화공세'를 펼친 반면 미국을 상대로는 비난전에 더욱 열을 올렸다. 한반도 긴장 국면의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통상압박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이 있기 전이었지만, 북한 문제를 두고 미국 등 우방국과의 '공조 균열'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던 때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에는 수입산 철강 분야에 높은 관세나 할당율 부과를 제안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중에는 한국 등 12개국에만 53%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최근에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방위비 분담금에 사드(THAAD) 기지 비용이 포함됐다.

이와 관련,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 미국이 사드 기지 비용을 주한미군 방위비에 분담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사진=AP/뉴시스>

전문가들 진단 엇갈려..."예측 가능했던 사안"vs"한국만 타겟된 측면 신중히 살펴야"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대해 "보복 제재가 아닌 이미 어느정도 예측 가능했던 것으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정부가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미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표명했왔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게 아니라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상문제는 동맹문제와 다르다고 말한 것에 이미 답이 있다"면서 "통상문제는 트럼프의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동맹과 관계없이 분리해서 진행되는 것.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생각한다면 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석훈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경제 압박을 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경제와 한반도 문제를 따로 하는 것"이라면서 "시기적으로 우연히 교차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미국의 경제 압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외교·안보와 통상정책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미몽(迷夢)'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전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에 미국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국가들 중 특히 한국보다 많은 흑자를 보는 국가가 빠졌고, 유독 한국이 중국과 같이 분류가 됐다는 것은 뭔가 우리의 문제점도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예를 들어 일본이 어떻게 했기에 빠졌는지, 한국 정부는 성찰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문제가 변수로 작용했는지'에 대해 "북한문제도 하나의 변수일 수 있다"면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동맹인지 아닌지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선공약 등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제외된 국가는 뭔가"라고 반문하면서 "어떤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결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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