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동진 기자] 최근 북한 주민들이 미국 달러를 보유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달러와 유로, 엔을 열심히 모으지만 중국 위안화는 소외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RFA에 따르면, 평양에서는 위안화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고 미국의 달러가 자국 화폐처럼 자연스럽게 사용된다고 알려졌다.
소식통은 "요즘 평양의 간부와 물주가 보유하던 중국 위안화는 거의 달러나 유로로 환전해놓은 상태"라며 "중국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었기 때문인지 그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평양을 중심으로 각종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고위층일수록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 가족과 친지들에 달러를 선물로 주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지난 2월 16일 광명성(김정일 생일)절과 설을 기점으로 외화 사용에서 상당한 변화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양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국경도시의 장사꾼들도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을 반동세력과 전쟁상대로 규정하는 것과는 상반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는 "북한과 중국 간 대중무역이 막혀 위안화를 사용할 곳이 없다"며 "간부들은 보통 현금을 보관해놓는데, 위안화보다는 달러나 엔을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북·미 간의 관계를 떠나 달러 자체가 돈의 가치가 높아서 보편적으로 사용된다"며 "가치가 높아 보관하기도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현지 소식통은 "외화 암거래시장에서 달러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화폐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현재 1달러에 8000원, 9000원인데 반해 1위안은 1200원 정도로 돈의 가치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요즘 평양시민의 빈부 차이는 달러 보유액으로 갈린다"며 "당국에서는 비사회주의 타파와 계급교양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달러를 보유한 부자들과 고위간부들은 달러의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