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동진 기자] 한미 군사당국이 연합군사훈련을 변함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재확인하는 가운데, 북·미 간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지난 22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순연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와 관련해 "훈련이 재개되면 북측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북측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페럴림픽이 끝나는 3월말 또는 4월께 한미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북측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정상회담으로 가는 길목에서 최대 난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7년 3월 22일 한·미 해군이 동·서·남해에서 키리졸브 및 독수리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 미 국방부 "한미군사훈련 보류할 가능성 없다"
미국 국방부 다나 화이트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군사훈련 재개와 관련해 "한·미가 같이 결정을 하면, 자세한 사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사훈련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피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지금은 자세한 사안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한미훈련을 보류할 가능성에 대해 "없다"라며 "올림픽이 끝난 후 더 자세한 사안을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언제 진행할지는 공동 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북한은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미국은 '올림픽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동계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합동군사연습을 재개해야 한다느니 하며 주제넘게 놀아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20일 "패럴림픽이 다음달 18일 종료한다"며 "다음달 18일 이후부터 4월 이전까지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정확히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사진=뉴시스> |
◆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훈련 재개되면 북측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북측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수 있다. 남북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 진전,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북측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한미군사훈련과 관련해 "현 단계에선 예정된 것이고, (실시)하는 쪽으로 봐야 한다"며 "(북한 측에)이것을 핑계로 과거와 같이 도발한다면 남북관계는 다시 작년과 같은 긴장 상태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앞서 지난 21일 "한·미 군사당국 간 훈련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반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지난해 한반도에 항공모함 3척 전개, 걸프전 땐 2척...규모 줄여야 北 리스크 줄여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실장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다시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북미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김여정을 내려보냈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 양해한 것"이라며 "북한은 항상 표면적으로는 강경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실장은 이어 "북한이 지난 11월 29일 이후 도발을 중단했다"며 "북한이 올 하반기까지 도발하지 않는다면, 미국 역시 강경한 자세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다만 문제는 전략자산의 규모가 핵심"이라며 "지난해 미국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참여해 전개됐고, 걸프전에는 2척이 출전한 것을 보면 이는 전시상태 이상 병력 규모가 전개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특히 "당시 북한이 상당히 날카롭게 반응했다"며 "한국이 이번 전략자산과 관련해 미국과 조율해서 낮은 수준의 전개가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언론에 어느정도 공개하느냐 역시 중요한 사안"이라며 "일정부분 공개하더라도 파장을 최소화시킨다면 북한 역시 평화 모멘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만큼 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북미대화를 중재해도 쉽게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노력해도 양국의 체면과 기 싸움 때문에 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여정의 만남이 불발된 것처럼, 성급하게 북미대화를 만들려는 자체가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북미관계 개선에 앞서 북한의 도발을 중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하면 북한도 핵·미사일 도발 명분을 잃어, 준동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