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1시간여 동안 별도로 회동했다. 정치권이 '천안함 폭침 주동자'로 알려진 김 부장으로 인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 청와대가 아닌 이날 별도로 만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말했고, 김 부장은 "대화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북미대화를 중재하기 위한 우리 측의 노력이 일단 첫 단추를 꿰게 된 대화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강원도 평창 모처에서 김 부장을 비롯한 8명의 북한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영철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 <사진=뉴스핌 DB> |
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를 해줘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전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면서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아울러 김 대변인에 따르면 북한 대표단은 문 대통령에게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부장은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면서 북한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진행된 가운데,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보좌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나란히 관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 부장의 이 같은 언급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북미대화를 전향적으로 응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어서 앞으로 미국 행정부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쪽 대표단 8명 전원과 접견을 한 뒤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우리 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했다.
한편 이날 폐회식을 계기로 점쳐졌던 북·미 간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