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봄이 기자] KT&G가 차기 사장 후보로 백복인 현 사장을 단독 추대한 가운데, 다음 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2대 주주인 IBK기업은행이 백 사장의 연임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주총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오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의 안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지분 6.93%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행은 지난 2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고, 사외이사 2명의 선임을 요구한 상태다.
KT&G 백복인 사장 <사진=KT&G 제공> |
기업은행은 백 사장 연임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주총은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KT&G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6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업은행은 사외이사 증원을 요구하며, 오철호 숭실대 교수와 황덕희 변호사를 후보 추천했다.
◆ 백 사장 금감원 조사관련 의혹, 추천 절차 문제 지적
기업은행은 백 사장이 인도네시아 현지 담배업체인 트리삭티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분식회계·배임 의혹 등으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어 CEO(최고경영자) 공백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다. 지난달 KT&G 전직 임원들은 이와 관련해 백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사장추천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사장추천위원회가 지난달 사장 공모 접수를 이틀간(1월 31일~2월 1일)만 진행했고, 후보 자격을 전현직 임원으로 제한해 사실상 백 사장의 연임을 염두해두고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지난 후보 추천에는 외부에도 자격을 주었다.
또한 통상적으로 사장 추천은 사내외 공모를 통해 후보 접수, 서류, 면접, 내부 조사 등 심사를 거치는데 이번 사추위는 서류 심사 1일, 면접 1일 등을 거쳐 접수 사흘 만에 백 사장을 단독 추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 사장이 직접 사장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셀프 연임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면서, "관련 의혹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사추위 구성이나 과정에서 투명성이 더 요구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연임 결과는 다음 달 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정될 전망이다. 기업은행이 반대 의사를 공식화했고, 1대 주주(지분 9.09%)인 국민연금은 기업은행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백 사장의 연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이 외 퍼스트이글인벤스트먼트(5.04%), 블랙록펀드(5.03%) 등이 주요 주주다. 하지만 전체 지분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안건 통과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KT&G 관계자는 사추위 문제에 대해 "내부 규정에 따라 진행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백 사장에 대한 의혹은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오면 해소될 수 있는 부분이다. 연임은 주총에서 안건 통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KT&G> |
[뉴스핌 Newspim] 장봄이 기자 (bom22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