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개정안 시행시기에 맞춰 근로기준법 행정해석 폐기를 추진할 방침이다.
27일 고용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하긴했으나 28일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어 아직까지 행정해석 변경이나 폐기를 논하기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입법이 이뤄질 경우 시행 시기에 맞춰 올 상반기 중 근로기준법 행정해석 폐기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홍영표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1일 최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다만 회사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 52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다.
하지만 고용부는 그동안 행정해석을 통해 최대 68시간 근로가 가능하도록 암묵적으로 동의해왔다. 노동시간을 계산하는 근로일수에 휴일을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휴일 근로시간은 연장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행정해석을 내렸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주간 노동시간 한동인 평일 5일 동안 52시간(법정기준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에 별도로 토·일요일 8시간씩 휴일 근로시간 최대 16시간을 더해 68시간 가능해졌다. 1주일을 주말을 포함한 7일이 아닌 5일로 해석하면서 근로자들의 장기간 근로가 가능해진 것이다.
행정해석은 법안이 아닌 단순 지침이기에 주무부처인 고용부가 결정만 하면 그 즉시 변경 및 폐기가 가능하다. 즉 고용부가 결정만 내리면 국회 본회의 통과가 예상되는 내일이라도 행정해석을 변경·폐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문제는 행정해석을 변경하거나 즉시 폐기할 경우 그 즉시 효력이 발휘한다는 점이다. 당장 산업현장에선 주당 52시간 초과 근무의 경우 불법으로 간주돼 최대 3000만원의 벌금을 물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고용부는 산업현장의 혼란을 고려해 현재 국회에서 진행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입법논의 과정을 지켜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현재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27일 새벽 국회 환노위 소위와 전체회의를 통과해 오는 28일 법사위와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은 오는 7월부터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포함해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 초과할 수 없다. 또한 50~299인은 2020년 1월부터, 5~49인은 2021년 7월부터 해당 개정안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개정안 시행시점인 7월에 맞춰, 빠르면 올 상반기 중 행정해석 폐기를 강행하고 이에 대한 세부 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침이기 때문에 장관 승인하에 행정해석 변경이나 폐기에는 문제가 없다"며 "국회나 정부도 개정법 시행시기인 7월에 맞춰 세부 시행령 등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행정해석 변경 및 폐기도 이와 맞물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