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금호타이어와 채권단 간 경영정상화 자구안 MOU 체결이 사실상 불발됐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27일 금호타이어 MOU 체결 관련 입장 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현재까지 노사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면서 "자구계획에 대한 노사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MOU 체결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채권단에 해외매각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노사 간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안 논의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중국 더블스타 해외매각 추진을 공식적으로 철회해야 한다"며 "만약 해외매각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을 경우 노사 간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안 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해외매각 추진을 당장 철회하고 국내 자본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채권단은 전날(26일) 노조의 해외매각불가 입장에 대한 답변에서 "외부자본유치를 통한 경영정상화가 최선의 대안이며 실행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자구계획과 해외매각은 별개의 사안이며, 앞으로 투자유치가 불가피할 경우 별도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노조에 제안했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사진=금호타이어> |
산업은행은 궁극적으로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매각하는 것 외엔 현재로선 (정상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이사회는 당초 지난 26일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를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27일로 하루 연기했다. 하지만 노조가 '해외매각 철회'를 자구안 합의의 선행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사실상 MOU 체결은 물건너갔다.
산업은행은 오는 28일 채권단 실무책임자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방안 논의를 거쳐 금호타이어의 구체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자구계획 이행을 통한 경쟁력 확보 등의 조치가 없는 경우에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이 사실상 어렵다"며 "채권단간 협의를 거쳐 모든 실행가능한 처리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단은 상환유예 효력상실에 따른 차입금 회수 조치는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
노사 간 합의가 파국으로 치닫으면서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자구안 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회생 가능성이 없다"며 "법정관리 후 청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산은은 지난달 1조3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1년 연장해주는 조건으로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자구안 이행을 위한 MOU 체결을 내걸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