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국GM(제너럴모터스) 노사가 2월의 마지막 임금단체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성과없이 끝났다. 연구개발(R&D)비용을 처리하는 불투명한 회계 등 과거 문제가 제기됐지만 최대 관심사인 임금구조 개편이나 신차개발 등은 논의되지 못했다. 양측은 희망퇴직 접수 마감일인 내달 2일 이후 다시 만나기로 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경기도 부평공장 대회의실에서 카허카젬 사장과 임한택 노조위원장 등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임금단체협상을 벌였다.
한국GM노조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공장폐쇄 철회, 구조조정 저지, 30만 일자리 지키기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번 협상 주제는 지난 2차 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경영현황에 대한 설명회였다. 현안인 임금구조와 신차 등 경영정상화 방안은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15년간 연구비용 7조2000억원을 미국 GM본사에 지불했는데 이 규모면 신차 10대를 연구할 수 있는 비용”이라며 그 돈이 어디 쓰였는지 사측의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2010년 GTO(GM의 글로벌연구센터)협약에 의해 GM의 글로벌 연구개발로 정책이 바뀌었다”면서, 구체적인 설명이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노조는 “GTO 협약에 의해 우리가 개발을 하면 우리가 생산해야 함에도 GM의 허락을 받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모든 비용이 이런 식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노사 신뢰를 운운하는 건 잘못됐다”고 했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 회사 입장도 요구했다.
사측은 “군산공장의 조합원에게 불가능한 희망(회생 가능성)을 주는 건 잘못된 것이라 폐쇄를 결정했다”면서 “전 공장으로 희망퇴직을 확대한 것은 모든 조합원이 군산공장 폐쇄 이후로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런 식의 교섭은 무의미해 앞으로 노사가 신뢰할 수 있는 교섭을 원한다”는 발언을 끝으로 교섭을 마쳤다.
한편 사측은 노조원이 아닌 간부급 임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전무급 이상 임원을 35%, 상무와 팀장급 임원을 20% 감축하고 현재 36명인 외국인 임원 수도 절반인 18명까지 줄이는 내용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