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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금호타이어, 한국GM 군산공장을 따라가다

기사등록 : 2018-02-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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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문닫을 위기에도, 강경투쟁·노조 선명성투쟁 닮은꼴
"여론 등 돌리면 하소연도 못해", 인력 강제 구조조정만 남아

[ 뉴스핌=한기진 기자 ] “강성노조 때문에 국민여론과 정부가 모두 등을 돌렸다. 2001년 (한국GM) 부평공장 1750명 정리해고 할 때 군산공장은 자기이익만 생각해서 노노갈등도 생겼고 결속력도 약해졌다. 정년 5년 이하 직원이 희망퇴직하고 생산성 향상 방법을 모색해야 공장이 살고 일자리도 보호하는 길 아니냐."

최근 만난 한국GM 군산공장 20년차 직원은 그 동안 쌓인 문제가 ‘공장폐쇄’로 이어졌다며 참담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특히 “우리 편이 없다는 게 더욱 절망감을 준다”고 했다.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사진=금호타이어>

이 직원 겪은 상황이 금호타이어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전날(26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사는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안을 합의했어야 했다. 채권단이 자금지원 등 약정서 체결 조건으로 이날까지 노사합의를 요구해서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회사의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생시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고려하고 있는 방안 가운데 법원의 절차(법정관리)도 포함돼 있다"며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밝혔다. 

법정관리로 간다면 강력한 자산매각과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이런 점 때문에 호남사회는 노사합의를 도우려 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 20일 저녁 급하게 광주공장을 찾아 김종호 회장과 조삼수 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를 만나 양보와 타협을 촉구했다. 윤장현 시장은 “금호타이어 생존과 지역경제 안정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노사합의가 잘 진행되는 듯 했지만, 지난 22일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 매각설이 나오자 노조는 강경태세로 돌변했다. 노사협상을 중단하고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 “더블스타 매각 철회를 요구하고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고 특별 결의문을 채택했다. 경영정상화 방안 노사 합의도 거부했다.

노조의 주장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은 시작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블스타 매각설은 근거없다. 인수자를 미리 정했다면 금호타이어 채권단도 배임혐의를 받을 수 있어서다. 경영정상화 방안을 노조 입맛에 맞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조는 회사 생존을 볼모로 내부에서 이전투구도 벌이고 있다. 현장 사조직 중 하나인 민주노동자회는 지난 24일 대자보에서 “노사가 논의한 자구계획안을 전면 철회하고 더블스타 매각 반대 투쟁에 나서자”고 주장하며, 노조 집행부보다 더 큰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사조직인 현장투쟁노동자회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가 더 강하게 못한다”면서 책임추궁을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경영정사화 방안을 거부하며 투쟁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노조 내부에서 선명성 경쟁을 하면서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문 앞에 섰다. 금호타이어 이사회가오늘(27일)까지 노사합의를 해보자고 하루 연기했지만, 노조는 강경 일변도다. 노조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광주와 평택, 곡성 공장에서 부분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결국 금호타이어 노조는 한국GM 군산공장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공장은 채권단 지원 없이는 문을 닫아야 하고, 노사합의를 거부한 채 강경투쟁만 일삼아 여론이 등을 돌렸다. 노조 내부에서는 선명성 경쟁만 벌이며 회사와 조합원들의 안위는 멀어지고 있다. 결국 남은 길은 법정관리이고 공장 폐쇄와 같은 구조조정이다. 한국GM 군산공장 1600여 직원 중 절반이 직장을 잃었다. 나머지도 부평과 창원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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