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여전히 향후 주요 철강제품의 미국 수출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동남아나 유럽 등으로 수출 다변화에 좀더 신경쓴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가 타 국가로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2일 외신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철강사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한국 중국 등의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제 232조에 따라 철강 수입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와 조치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수입 철강에 대한 제재 권고안을 모두 3가지로 제시했다. 1안의 경우 모든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대해 일률적으로 24%의 관세율을 추가로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2안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12개국에서 들여오는 철강제품에 53%의 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 3안은 모든 철강 제품에 대해 수입량 제한(수입할당제)을 적용해 2017년 물량의 63% 수준으로 규제하는 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상무부의 권고안인 1안보다 1%포인트 높은 관세율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트럼프가 '최악'인 2안을 선택할 것을 우려했었다.
철강업계 고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미국 상무부가 제시한 안중 최악은 2안이 아닌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최악은 피했지만 이미 대다수의 한국 철강업계가 최고 6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맞고 있는 만큼 25%의 관세율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기업중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는 넥스틸의 경우 기존 46%의 관세에 25%가 추가되면 최대 71%의 관세를 내야 한다. 세아제강 역시 추가 관세 부과로 가격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 지난해 매출이 2.2조원 규모인데, 이중 미국 매출 비중이 약 25% 수준(추정치) 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대형철강사들은 미국 수출 비중이 5%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지만 중국과 유럽, 동남아 등으로 글로벌 관세 강화 불길이 번질 것을우려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은 354만 톤(32억 달러)으로 최고점인 2014년 571만 톤(52억 달러)보다 약 38% 감소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철강 규제 자체보다는 그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수출 물량의 전환으로 역내 철강 수급이 악화될 수 있고, 철강 수입 규제가 타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