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한기진 기자 ] 미국 상무부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하자, 우리나라 정부와 철강업계가 초비상에 걸렸다. 사실상 미국이 철강수입을 제한하겠다는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는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국내 철강업계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 발표와 관련한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열었다. 대책회의에서는 미 상무부가 발표한 수입규제안이 국내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앞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한한 방안은, 기존 관세 부과 조치에 더한 것으로 우리 철강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로 일단 대응할 계획이지만, 수익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용광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는 355만338t(11.2%)이다. 지난 2016년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 374만358t 대비 20만t 가까이 줄었고 고점이던 2014년보다는 반토막 가까이 감소했다.
철강업계에서는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 제품의 약 80%에 이미 관세가 부과된 상황에서 추가로 최소 53%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16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을 대폭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세계 철강 제품에 최소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알루미늄에 7.7%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검토한 뒤 4월 중순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상무부의 세부안에는 브라질과 중국, 한국, 인도 등 총 12개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최소한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그 밖에 모든 수출국의 제품에 최소 24%의 관세를 도입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무부는 해당 국가의 철강 제품 수입 규모를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67%로 제한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보고서에는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베트남 그리고 홍콩에서 수입되는 알루미늄에 23.6%의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이 밖에 다른 모든 국가의 제품에 최소한 7.7%의 관세를 매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무부는 알루미늄 수입 쿼터를 지난해 물량의 86.7%로 제한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