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근희 기자] 제약 사업에 집중하던 중견 제약사들이 바이오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바이오 전문 기업을 신설하거나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에 나서는 등 적극적이다. 기존 제약 사업을 지속하면서 바이오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오는 5월1일 바이오 전문기업 '명문바이오'를 분할 설립한다. 자산은 약 100억원, 자본금은 5억원이다. 명문바이오는 치매 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으로서 관련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승인받을 계획이다.
휴온스글로벌은 바이오 연구·개발(R&D) 전문 법인인 휴온스랩을 신규 설립한다. 김완섭 휴온스글로벌 공동 대표가 이끄는 휴온스랩은 바이오 신약,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휴온스글로벌은 앞으로 휴온스랩을 통해 그룹 차원의 바이오 R&D 역량, 효율성, 생산성 등을 높여갈 방침이다.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활용하기 위해 휴온스랩을 경기도 안산시 소재 한양대학교(에리카 캠퍼스) 약학대학 내에 세울 예정이다.
◆바이오에서 미래 성장 동력 노리는 중견제약사들
중견제약사들의 이러한 변화는 이례적이다. 명문제약과 휴온스글로벌은 그동안 바이오보다는 제약, 코스메틱 사업 쪽에 집중했다. 멀미약 '키미테'가 대표 제품인 명문제약은 주로 복제약(제네릭)을 출시했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 휴메딕스 등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코스메슈티컬 사업 등을 펼쳤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기존 중앙연구소는 개량신약 등 제약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고, 휴온스랩은 바이오 신약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바이오 쪽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견 제약사인 이연제약, 보령제약 등도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바이오 R&D를 강화하고 있다. 대형제약사들보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만큼, 자체 개발보다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바이오벤처 신기술사업금융 전문회사인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올해 초에는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바이오 벤처기업인 뉴라클사이언스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바이오 벤처기업 바이젠셀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6월 '프리미어 글로벌이노베이션펀드'에 30억원을 출자했다. 동국제약 등도 벤처캐피털(VC)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투자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할 경우 자체 개발보다 더 빠르게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다"며 "제약사들이 투자에 들어가기 전에 파이프라인 가치 등을 판단하기 때문에 실패 위험 등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견 제약사들의 행보가 지속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신약 개발을 거스를 수 없는 조류"라면서 "중견 제약사들이 성장을 위해 기존 제약 사업을 지속하면서 바이오 분야 진출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 안산 보령제약 생산공장에서 연구원이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보령제약> |
[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