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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자산 공유하라"정부 압박에 KT 반발..."주주재산 훼손"

기사등록 : 2018-03-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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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주, 선로 등 KT 전체설비 70% 보유
정부, 공용화로 5G 투자부담 완화 노려
KT “공용화 동의하나 충분한 대가 필요”
가이드라인 등 세부협의 방안 논의 시급

[뉴스핌=정광연 기자] 5G 조기 상용화를 위해 KT(회장 황창규)의 필수설비를 경쟁업체들과 같이 사용하라는 정부 방침이 논란을 낳고 있다. 중복투자 우려에 KT 자산 공유를 요청하지만 정작 공유 대가나 지불 방식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어서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과기정통부)는 5G 조기 사용화를 위한 네트워크 공동구축 활성화, 설비제공 확대 등을 포함한 설비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개선방안 및 관련 고시 개정안을 3월중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통신 필수설비란 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필요한 시설물을 의미한다. 전신주 및 통신용 관로, 전화선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필수설비의 70% 가량은 KT가 보유하고 있으며 관련 법령에 따라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사업자들에게 일부 개방중이다.

5G는 4G에 비해 방대한 인프라가 요구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5G의 최대 전송속도는 20Gbps로 4G 1Gbps 대비 20배에 달하며 이용자 체감속도는 100Mbps~1Gbps로 4G 10Mbps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다.

윤경림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부사장, 왼쪽 첫 번째)이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8'에서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 서비스를 주제로 성과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KT>

특히 5G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연결기기가 250억개(2025년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 역시 현 6GB에서 300GB로 50배 이상 증가한다. 5G 상용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이통3사는 5G 투자계획을 준비중으로 구체적인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설비투자에만 최소 10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융합 서비스 투자까지 포함하면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경쟁국가인 중국은 200조, 일본은 50조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상태다.

정부는 KT가 보유한 필수설비를 공용화해 투자부담을 줄이고 2019년으로 예정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유영민 장관은 지난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18' 현장에서 “5G는 국가적인 기회”라며 “이통3사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앞선 1월 이통3사 CEO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의 5G 부담을 줄이기 위해 KT가 보유한 필수설비를 공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에 KT는 공용화에는 찬성하지만 기업 자신인 필수설비를 경쟁사들에게 개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자산인 필수설비 사용권을 헐값에 넘길 경우 주주들로부터 배임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KT 필수설비를 모든 기업이 함께 쓰자고 제안한 정부가 정착 그 대가를 어떤 식으로 지급할지 가이드라인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5G=국가 경쟁력’이라는 구도를 앞세워 KT의 필수설비 개방을 강제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5G 상용화 시기가 얼마남지 않은만큼 필수설비 공용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기업의 양보를 강제하는 것이 아닌 시장논리에 입각한 정당한 대가 지급에 대한 합리적인 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전문가는 “필수설비 공용화는 5G 조기 상용화와 충분한 대가, 그리고 필수설비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시간이 많지 않다. 업계에서 미리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조속히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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