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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美 관세 엄포에 캐나다 `사면초가`

기사등록 : 2018-03-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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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상황에서 걷어 차이는 꼴"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행정부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엄포로 캐나다가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소식은 캐나다가 어려운 상황에 있는 시기에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미 캐나다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둘러싸고 미국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항공기와 연목재 무역을 놓고도 분쟁 중이다.

또 작년 캐나다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1.7%로 직전 분기 4%에서 크게 둔화했다. 캐나다 증시는 연간 5% 하락세고, 지난 1년 기준으로는 보합세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배스킨파이낸셜서비스의 배리 슈와르츠 부회장 및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캐나다는 "쓰러진 상태에서 걷어 차이는 것처럼 보인다"며 "캐나다는 동시에 너무 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 심지어 캐나다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조치는 캐나다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자국 철강의 90%를 미국에 수출한다. 미국의 철강 수입에서 캐나다의 비중은 16%로 가장 많다. 또 미국 알루미늄 수입품의 41%를 차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주요 타깃은 중국이지만, 정작 중국은 미국에 철강을 거의 수출하지 않는다. 미국은 중국의 철강 수출국 중 26위에 불과하다.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각각 25%와 10%의 관세는 자동차, 국방, 항공 등 다른 산업 분야의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 뻔하다. 이렇게 되면 가계와 기업은 다른 분야의 지출을 줄이게 되고 이는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C.D. 하우 연구소의 존 커티스 선임 펠로우는 철강 관세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캐나다와, 대기업과 소형 기업이 연결된 미국의 공급망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캐나다에서 제조된 자동차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부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혹은 그 반대의 경우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자동차는 최종 제조 단계까지 미국과 캐나다를 오간다.

국제거버넌스혁신센터(CIGI)의 패트릭 레브론드 선임 펠로우는 "캐나다에서 만들어질 때까지 부품은 미국과 캐나다를 오간다"며 차가 완성되면 "미국으로 다시 수출된다. 그 일이 발생할 때마다 세금이 부과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많은 전문가 사이에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NAFTA에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위터에서 "우리는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큰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며 "현재 재협상 중인 NAFTA는 U.S.A에 나쁜 협정이었다"고 말했다.

또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NAFTA 협정이 체결될 경우에만 사라질 것"이라며 "또한 캐나다는 우리의 농부들을 훨씬 더 잘 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유리한 NAFTA 협상을 체결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없애더라도 이미 훼손된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의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미국은 캐나다로부터 무역 적자를 겪고 있는게 아니라 흑자를 얻고 있다.

레브론드 선임 펠로우는 관세가 협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사국들은 현재 철강보다 기술적이고 법적인 문제에 더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연목재를 수출하는 목재 생산 기업들에 20.8%의 관세를 부과했을 때도 NAFTA 회담은 계속됐다. 하지만 이 사이 캐나다는 미국의 결정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된다며 미국을 제소했다.

하지만 커티스 선임 펠로우는 이러한 조치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협상을 긴장이 고조된 상태로 이끌고 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로 NAFTA의 존속 자체가 위협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가 보복 관세에 나서 미국과 캐나다간의 무역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NAFTA는 사실상 의미가 없는 협정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NAFTA 계약 체결에 대한 인센티브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로부터 면제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5일 멕시코 시티에서 NAFTA 7차 재협상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성공적인 합의를 이뤄내면 그들(캐나다와 멕시코)을 면제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트윗 내용과 일치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의 관세가 NAFTA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협박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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