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newspim

트럼프 만나는 정의용·서훈..가방에 든 '北·美 오작교 카드' 뭘까

기사등록 : 2018-03-08 14:3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ICBM 중단, 영변 핵시설 가동 중지, 美 인질 석방 등 거론
조성렬 위원 "큰 보따리 못 내놔.. 분위기 조성에 그칠 것"
일각선 "너무 획기적 카드는 미국이 달가워하지 않을 것"

[뉴스핌=노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방북 결과를 미국에 설명하기 위해 8일 오전 방미길에 올랐다.

특히 이들은 '김정은 대미 메시지'를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핵심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특사를 통해 미국에게 전달할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대북특사단 5명만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만큼 '극비 중의 극비'라는 설명이다.

이 메시지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언급한 북미대화를 위한 '적절한 조건'을 충족시킬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대북 전문가들은 미국에 전달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중단 및 점진적 폐기 ▲영변 핵시설 가동 중지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 ▲북한을 정상국가로 대우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두 추정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의 대미 메시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 간 만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ICBM 폐기'와 같은 '무거운 카드'를 먼저 던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간 대화 조건은 충족했지만, 북한이 북미대화에 나섰을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미리 꺼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에 대한 조건 없는 석방이라든지, 중단된 6.25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 재개와 같은 사안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또 "어디까지나 (북미대화 성사를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 될 것이다. 이는 남북대화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에 북한이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을 보낸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미국과 중국이 '핑퐁외교'로 막혔던 물꼬를 텄던 것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미국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는데 협상 테이블에서 다뤄질 ICBM 폐기와 같은 패를 먼저 꺼내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고위급 인사를 미국에 특사로 파견하겠다는 정도의 제안을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한국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인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미국에 특사로 파견해 비핵화 대화를 진행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의 ICBM 개발 중단과 같은 획기적인 카드가 방미 특사단이 들고 갈 '메시지'에 포함돼있다면 의외로 미국이 크게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ICBM 개발 중단이 일방적인 선언이면 영향력이 있겠지만 조건부라고 한다면 큰 임팩트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 실장이 의욕을 가지고 미국을 방문하지만 조건부가 있는 김정은의 메시지일 경우, 미국의 환호성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북한이 북미대화 의향을 표명했다는 것은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은 맞지만 미국이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를 바로 완화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의향 표명) 하나만 가지고 제재를 완화하겠느냐. 그건 물음표가 붙는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노민호 기자 (noh@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