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채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불륜 의혹이 제기된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에 대해 자진사퇴를 권유키로 했다. 반면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공식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박 예비후보에게 자진사퇴를 권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서 박 예비후보의 적격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로 하기로 발표한 것과 별개로 정치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당에서는 우원식 원내대표, 안규백·윤관석 최고위원 등이 박 예비후보를 만나 용퇴 의사를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날 최고위에 앞서 우 원내대표는 박 예비후보와 만남을 갖고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사진=뉴시스> |
하지만 정작 박 후보는 지난 5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이후 중단한 선거운동을 이날 오후 1시부로 재개하는 등 '중도 출마 포기'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 지도부의 사퇴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중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박 후보는 오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개인사를 가공한 흑색선전은 분명히 다르다"며 "네거티브 공작에 굴복하지 않고, 진정성을 갖고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충남도민께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근거없는 말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충분히 해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의 자진사퇴 권고 결정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최고위에서 저에게 그런 통보를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도부에선 박 후보자가 끝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예비후보 자격을 강제 박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
이런 가운데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민병두 의원은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국회의원직 사직서를 공식 제출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의원직 사퇴를 선택한 민 의원에게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의원직 사퇴 입장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처리를 유보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 민 의원은 지도부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날 곧바로 자진사퇴 절차를 강행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 의원은 평소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분이었다"며 "정치인으로서 작은 흠이라도 남기지 않으려는 그의 평소 모습을 봤을 때, 이번 사건이 민 의원에게 큰 충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사퇴를 하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야권 일각에서는 "정말 잘못한 게 있어 의원직 사퇴까지 얘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 의원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힌 것 이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며 사퇴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민 의원은 지난 10일 오후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원 사직서는 회기 중에는 본회의에서 의결로, 회기가 아닐 때는 국회의장의 허가로 처리된다. 이에 따라 민 의원의 사직서는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 의원의 사직서가 처리되면 민주당 의석은 121석에서 120석으로 줄어든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