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인공지능(AI) 시스템에 기대 자금을 운용한 헤지펀드가 지난 2월 최악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맨해튼 금융권 <사진=블룸버그> |
뉴욕증시가 2년만에 처음으로 10%에 달하는 조정을 받은 가운데 AI가 시장 급변에 대응하는 데 맹점을 드러낸 셈이다.
월가 자산운용 업계에 AI와 로봇 도입이 활발한 가운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12일(현지시각)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AI를 이용해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지난달 7.3%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기간 헤지펀드 업계 전반의 손실폭인 2.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예기치 못했던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와 국채 수익률 상승이 주요국 증시를 뒤흔든 상황에 AI가 펀드 매니저들만큼 노련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전통적인 퀀트 펀드와 상품 트레이딩 어드바이저스(CTA)보다 AI 연계 펀드의 손실이 컸던 것으로 나타나자 월가에서 이른바 로봇의 역할에 대한 논란마저 점화되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AI 펀드가 지난달 주가 급락을 부추긴 주범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JP모간의 니콜라오스 패니거초글로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AI 펀드가 리스크 수위를 떨어뜨리면서 증시 전반에 극심한 하락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퀘스트 파트너스의 나이골 쿨라잔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방향의 주가 움직임을 겨냥했던 전략들이 운용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며 “강세장에서 최대의 기대 수익률을 올리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 갑작스러운 증시 반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