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정한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서병수 부산시장이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4년 만의 리턴매치다. 지난번 선거에서 이들은 불과 1.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 민주당으로 둥지 튼 오거돈 후보, 이번에는 지역주의 벽 넘을까
전통적인 보수 텃밭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오 전 장관은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몸집을 키워 서 시장 앞에 섰다. '초박빙 선거'로 손에 땀을 쥐었던 부산 유권자들도 빅매치 재연 조짐에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양새다.
관전 포인트는 부산이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남을지다. '친박(친 박근혜) 마케팅'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호소했던 서 시장과 달리,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오 전 시장이 지난 선거에서 선전하며 지역주의의 벽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전 장관이 앞서고 있다. 심지어 부산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정당투표 선호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3일 부산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오 전 장관이 24.1%로 후보적합도 1위였고, 서 시장은 16.5%로 2위를 차지했다(95% 신뢰 수준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반면 한국당 측에선 박민식·이종혁 전 의원이 중앙당에 경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서 시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당 지도부 또한 부산으로 총출동해 지지를 호소하는 등 부산을 사수하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서병수 부산시장 /김학선 기자 yooksa@ |
◆ 정책 대결도 갈려...오거돈 '가덕도 신공항'vs서병수 '김해신공항'
부산시장 대진표가 이대로 작성된다면, 당선 변수는 치열한 네거티브전과 정책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산지역 주요 공약으로 빠짐없이 등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가 다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된다.
오 전 장관과 정경진 부산시 전 행정부시장은 나란히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공약했다. 반면 서 시장은 가덕도에서 공항 위치를 바꾼 '김해신공항'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시장 측은 "24시간 안전하게 뜨고 내리는 영남권 거점공항을 만들도록 지혜를 모을 때"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투표 연령층에 따른 투표율도 변수다. 4년 전 선거 결과를 보면, 부산의 강서·서구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선 서 시장이 우세했으나, 상대적으로 젊은층이 많이 사는 해운대 등에선 오 전 장관이 앞서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오 전 장관의 독주를 견제하는 민주당 내 부산시장 후보도 있어 민주당내 경선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불출마에 이어 박재호 민주당 의원도 출마 의사를 접었지만,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이제는 (오 전 장관과의) 전투 모드"라고 선언하며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그는 "오 전 장관은 연세가 있어 노련하지만 나는 젊고 참신한 게 장점"이라며 "나는 당원들과 꾸준하게 스킨십을 해왔다. 당심은 내 편에 있다. (경선에서) 역전할 수 있다"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조정한 기자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