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검찰이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및 비자금 조성 등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소환시각이 임박한 오전 9시 22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논현동 자택에서 출발한 지 8분여 만이다.
뇌물 수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청사 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선 뒤, 입고있던 양복 안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 온 종이를 꺼내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약 300자 가량의 입장문으로, 포토라인에 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길었다.
그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싶은 얘기도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혐의를 부인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관련 수사를 총괄하는 한동훈 3차장과 이 전 대통령의 짧은 면담 후 오전 9시 50분부터 수사를 본격적으로 개시한 상태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검찰 소환조사 당시 이용했던 1001호실에서 이뤄진다.
이날 조사에 입회하기로 예정된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 강훈(64·사법연수원 14기)·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박명환(48·32기) 변호사는 이 전 대통령 보다 이른 9시 10분께 검찰청에 나왔다. 이들 변호사는 모든 조사 과정에 입회해 이 전 대통령을 도울 계획이다.
검찰은 ▲삼성전자의 다스(DAS) 소송비용 60억원 대납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7억5000만원 불법 수수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22억5000만원 ▲대보그룹 5억원 ▲김소남 전 의원 공천헌금 4억원 ▲다스 실소유주 및 비자금 조성 등 그동안 불거진 의혹에 이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앞서 A4용지 100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조사시간도 10시간은 훌쩍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