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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경질 여파, 美 이란 핵협상 파기·터키 외교 악화 우려

기사등록 : 2018-03-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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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최원진 기자] 렉스 틸러슨이 경질되고 '강경파'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국무부 장관으로 내정되자 이란은 2015년 핵협의 파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중동 매체 아랍뉴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날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와 관계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전 미 국무장관<사진=AP/뉴시스>

이란 일간지 자반신문은 틸러슨의 경질이 "2015년 이란 핵 협상 파기의 신호"라고 보도했다. 이란은 2015년 핵 협상 유지를 주장했던 틸러슨의 해임으로 인해 핵 협상 폐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폼페이오는 이란이 합의를 준수할 의도가 없다며 핵 협상을 강하게 비판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역시 "미국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며 협상 폐기를 제기한 바 있다.

반면 이란을 위협국으로 간주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있어 이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카타르가 무장 단체를 지원하고 이란이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강경 노선을 요구하고 있다. 틸러슨은 미국 동맹국들 사이의 분쟁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한 반면 폼페이오는 트럼프와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커 페르시안 걸프 아랍 국가 간의 갈등이 악화될 전망이다.

UAE는 이집트, 바레인, 사우디와 함께 작년 6월 카타르로 가는 육로와 해상, 항공 노선을 차단했다. 이는 카타르가 무슬림 형제단(Muslim Brotherhood)과 같은 반(反) 이슬람 국가 종교 단체를 지원해왔다는 정황에서 비롯된 조치다. 카타르는 또, 이란과 대규모 천연가스 매장지를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는 종종 이들 편을 들어 주는듯 한 태도를 보였지만 틸러슨은 중립적인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VOA는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 장관이 애초 19일로 계획됐던 미국·터키 외무회담을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두 정상의 회담은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를 지원하는 미국과 이견을 좁힐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YPG는 이슬람 국가(IS)를 상대로 전쟁하고 있는데 정부는 국내 쿠르드족 반란이 YPG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분쟁은 NATO 동맹국들 사이 관계에서 독이 됐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만비즈에 YPG와 함께 배치된 미군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군사 대치 상태로 악화되고 있다.

분석가들은 틸러슨이 지난 1월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차우쇼을루 장관과 세시간 반 동안 회담하는 등 위기의 나라들을 벼랑 끝에서 구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한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14일 "우리는 양국 관계가 결정적인 순간에 이른 시점에 틸러슨과 소통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정치 칼럼니스트 세미히데즈는 트럼프의 폼페이오 내정은 미국과 터키의 이견 해소에 좋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며 "차우쇼을루 장관은 대화가 통하는 미국 측 사람을 잃었다. 터키 정부는 폼페이오의 내정으로 인해 미국의 의중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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